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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성과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소자에 적용할 경우 기존 절반 정도의 전력으로 비슷한 밝기를 낼 수 있어 배터리 소비를 줄일 수 있고 기기 사용 시간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서울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3월 수상자로 선정된 김진영 울산과기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현재 태양전지의 대부분은 두껍고 무거운 실리콘으로 구성돼 있는데 고분자를 이용한 태양전지의 경우 지금 두께의 3분의1 수준으로 얇게 만들 수 있는데다 구부릴 수도 있어 훨씬 실용적"이라며 "아직 실리콘을 제외하고는 상용화되지 않아 중국 대학이나 연구소의 관심이 뜨겁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고분자 태양전지 효율이 10% 이상 도달한다면 야외용 텐트나 가방·옷 등에 부착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발전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르면 1~2년, 늦어도 2~3년 안에 12%의 효율을 달성해 상용화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의지를 보였다.
고분자 같은 유기물은 실리콘 등의 무기물보다 제작공정이 복잡하지 않은데다 제작비용도 저렴해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낮은 효율이 큰 걸림돌이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금과 은·구리 같은 금속 나노입의 표면의 자유전자들이 규칙적으로 진동하는 표면플라즈몬 공명을 이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했지만 입자 크기나 모양을 변화시키거나 두 종류 이상의 금속 나노입자를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고분자 발광 다이오드란 전도성을 갖는 발광 고분자를 이용해 빛을 내는 다이오드로 고분자 태양전지에 사용된다. 적은 전력으로도 빛을 내고 얇거나 구부릴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부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고분자 태양전지는 두 전극 사이에서 빛을 흡수하는 광활성층 물질인 고분자를 사용하는 태양전지로 이 고분자가 태양 빛을 받아 전자를 발생시켜 전기를 만든다.
김 교수 연구팀은 램프로 20분간 자외선을 쬐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탄소나노입자 표면에 표면플라즈몬 공명을 일으킬 수 있는 은 나노입자가 장식된 복합체를 만들고 이를 광전자 소재에 적용했다. 김 교수는 "전자의 진동수와 같은 전자기파가 은 나노입자 표면에 쪼여지면 빛이 흡수되면서 공명을 일으켜 더 큰 전자기파가 방출된다"며 "이 전자기파가 태양전지의 광활성층에 흡수되면 그만큼 효율이 높아져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접한 은 나노입자 간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전기장 강화로 크기나 모양을 바꾸지 않고 넓은 파장영역대의 광흡수가 가능해져 발광다이오드나 태양전지에서 태양 빛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연구팀이 탄소 나노입자와 은 나노입자 복합체가 코팅된 전극을 이용해 만든 발광다이오드소자는 기존 대비 200% 이상, 태양전지소자는 기존 대비 10% 이상의 효율이 향상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발광다이오드소자와 태양전지소자의 효율이 향상한 것은 탄소 나노입자 표면에 은 나노입자를 장식하는 방식으로 광활성층의 발광과 흡수 특성을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탄소 입자에 장식된 은 나노입자의 표면에 있는 전자들이 진동하며 나타내는 전기장 강화현상인 표면플라즈몬 공명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빛을 흡수하고 전자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광전자소자를 빛을 이용하는 발광다이오드나 태양전지에 적용할 경우 발광효율이나 광흡수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탄소 나노입자 뿐만 아니라 유사한 성질을 지녀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그래핀 등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은 나노입자를 성장시킬 수 있어 다양한 소재의 고분자 광전자소자에 보다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소자에 이를 적용할 경우 배터리 소비는 줄이면서 기기 사용시간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3년간 50여편의 고분자 광전자소자 관련 논문을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포토닉스(Nature Photonics)와 나노 분야 학술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 등에 게재하는 등의 성과를 보여왔다. 특히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논문은 2월 구글 스칼라(Scholar) 기준으로 2,300회, 웹오브사이언스(Web of Science) 기준으로 1,800회의 인용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지난달까지 발표된 총 80여편의 논문을 합치면 인용횟수만 총 6,600회에 달할 정도로 관련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외에도 표면플라즈몬 공명현상을 고분자 광전자소자에 도입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금속 나노입자를 합성해낸 바 있다. 예를 들어 용액공정에서 금속 나노입자를 기판 위에 규칙적으로 배열하거나 코어-쉘 구조의 입자를 이용한 태양전지의 새로운 구조를 시도하는 등 플라즈몬 공명현상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덕분에 김 교수는 고분자 태양전지 연구자는 누구나 인용하는 효율향상 핵심기술인 옵티컬 스페이서(Optical Spacer) 개념과 프로세싱 어디티브(Processing Additives) 개념, 탠덤 스트럭쳐(Tandem Structure) 개념을 도입하는 등 고분자 태양전지소자 분야의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개념은 최근까지 각각 850회, 1,550회, 1,800회 인용됐다.
김 교수의 연구 성과는 지난해 9월 네이처포토닉스지에 게재됐으며 같은 호에 하이라이트로 별도 소개되는 등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