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8일 시범적으로 도입했던 우체국택배의 토요 휴무를 8월부터 전면 실시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12월 우편물 배달에만 적용했던 집배원 토요 휴무제를 택배로 확대하기로 우정노조와 합의했다. 집배원의 근로여건 개선과 주 5일 근무제 정착을 위해서는 우체국택배의 토요 휴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우체국택배의 토요일 배송이 중단되면서 CJ대한통운, 한진택배, 현대택배 등 기존 민간 택배업체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우체국택배의 택배 수요가 이동해 매출이 늘어나는 등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체국택배는 토요 휴무만 도입했지만 토요일 택배 물량은 물론 금요일 물량도 상당 부분 다른 택배업체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토요일 영업이 중단되면서 금요일에 발송하는 택배는 일러야 월요일에나 배송되기 때문이다. 과일이나 음식 등 신선식품은 변질의 우려가 커 금요일에 우체국택배 이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 신선식품 비중이 높은 인터넷쇼핑몰과 홈쇼핑, 소설커머스 등이 우체국택배에서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얘기다. 통상 택배 물량은 1주일 중 월요일과 화요일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고 주말로 갈수록 순차적으로 낮아진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15% 수준이다.
하지만 택배업계는 우체국택배의 토요 휴무를 반기면서도 자칫 택배업계 전체로 주 5일 근무제 도입이 확산되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공공과 민간을 포함한 거의 모든 영역에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된 상황에서 택배업계도 토요 휴무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다.
우체국택배가 선례를 남긴 이상 택배기사의 처우개선과 주 5일 근무제가 맞물려 공론화가 이뤄질 경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택배업계 전반에 토요 휴무가 도입되면 각 택배사는 기존 토요일 물량을 평일에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보관비와 인건비 등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택배 시장은 CJ대한통운택배가 37%의 점유율로 1위고, 현대택배(13%), 한진택배(11%), 우체국택배(9%), 로젠택배(7%)가 뒤를 잇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토요 휴무와 관련해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우체국택배의 택배 수요가 이동할 것에 대비해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주 5일 근무제는 사회적 추세지만 토요 택배 수요가 많아 당장 현실화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