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패닉] 외국인 올 최장 순매도 기록

인플레 피해우려 '셀 이머징' 가속…국내선 22거래일간 6兆이상 팔아<br>대차거래 90% 외국인 상당부분 공매도 해당<br>대부분 시총 상위종목 주가지수 영향력도 커


외국인이 22거래일째 매도 공세를 펼치면서 올해 연속 순매도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동안 판 금액만 해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합쳐 6조6,560억원에 달한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외국인들은 21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가며 총 9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 코스피지수를 1,570선까지 약 300포인트나 끌어내린 적이 있다. 이번 ‘셀 코리아’ 기간에도 약 300포인트 가까이 지수 하락을 유발하는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외국인 왜 파나=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시장만 홀대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아시아 이머징 국가의 주식을 줄이면서 한국 주식들도 같이 팔고 있다. 이는 아시아 신흥시장의 경제가 고유가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영향력 아래 있어 경기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신용위기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머징 국가 주식을 팔고 있다는 해석이다. 아시아 이머징 국가의 주가하락은 수급적으로 보면 외국인 매도가 가장 큰 원인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대만에서는 연초 이후 39억7,000만달러, 태국 18억5,000만달러, 인도 65억8,000만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뿐 아니라 중국ㆍ인도ㆍ대만ㆍ태국도 이미 7월 들어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3월 저점인 2만572포인트에 근접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의 ‘셀 이머징’의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이다. 고공행진을 이어온 기름을 비롯한 상품 시장의 최대 소비국이 바로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피해국이라는 인식이다. 또 다른 이유는 차익 실현이다. 김지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몇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선진 시장은 수익률이 크지 않았던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에서 높은 수익을 거뒀기 때문에 주식비중을 이들 국가에서 가장 크게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도 한몫...외국인 매도 영향 커=외국인 매도 행진이 시작된 6월9일 코스피시장에서의 시가총액 비중은 30.94%였지만 7일에는 30.87%를 기록하고 있다. 6조원이나 매도했음에도 시총 비중은 0.07%포인트밖에 줄지 않았다. 이는 외국인들이 판 주식 중에는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 즉 대차거래를 통해 빌린 주식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대차잔고는 5월30일 8조348만주에서 7일 8조5,982만주로 크게 늘어났다. 1월 말 기준 대차잔고는 6조4,699만주 수준이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차거래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90%에 달한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의 상당 부분은 공매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공매도를 포함해 외국인이 매도하는 주식의 대부분은 시총 상위 종목들로 지수 영향력이 크다. 같은 금액을 팔아도 코스피지수는 더욱 하락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달 9일 이후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1위 삼성전자(1조2,567억원), 2위 LG전자(5,628억원), 3위 국민은행(5,628억원), 4위 삼성화재(3,260억원), 5위 하나금융지주(3,020억원), 6위 포스코(2,838억원), 7위 LG디스플레이(2,371억원), 8위 현대차(2,254억원) 순이다. ◇외국인 언제 다시 돌아올까=외국인의 한국시장 매수는 이머징 시장에서 다시 주식 비중을 늘리는 시기와 맞물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 국가 주식시장이 떨어진 이유가 인플레이션에 의한 경기둔화이기 때문에 다시 오르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의 원인, 즉 유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 문제는 유가가 언제 떨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데 있다. 윤석 CS증권 리서치 헤드는 “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중앙은행의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코스피지수가 1,400선까지 내려가면 바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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