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23일 오전10시께 서울 서초구 서초2동 하나캐피탈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최근 합수단이 김찬경(55ㆍ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천 회장을 통해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소개 받았고 그에게 부탁해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수색을 통해 확보한 서류와 업무용 PC 하드디스크 등을 토대로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이유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동시에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김승유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또 부실한 담보로 거액을 건넸는지를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찬경 회장이 퇴출을 막기 위해 두 사람에게 대가성이 있는 금품을 건넸는지도 집중적으로 추적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분석이 끝나는 대로 김승유 전 회장을 소환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 소유의 그림 5점을 비롯해 김찬경 회장의 주식과 서울 압구정동 소재 아파트, 미래저축은행 서초동 사옥 등을 담보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145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평가액 산정이 어려운 그림을 담보로 이뤄진 이례적인 투자라고 평가했다.
하나캐피탈 측은 "특혜를 줬다고 한다면 담보를 잡지 않고 밀어붙이지 않았겠느냐"며 "채권보전 조치도 충분히 취해져 있고 80억원 이상 회수가 가능한데 (당시 유상증자 참여가) 억지로 투자한 것처럼 오해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승유 전 회장도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천 회장은 임천공업 대표 이모씨로부터 청탁성 금품 47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지난 2010년 12월 구속 기소돼 실형을 선고 받았으며 지난해 8월 악화된 건강 탓에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현재 천 회장은 외부인 접견이 통제되고 주거가 병원으로 제한됐기 때문에 전화를 통해 김승유 전 회장을 김찬경 회장과 연결해줬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