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하이닉스에 신규대출 5,000억원을 포함해 모두 8,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산업·우리·신한은행과 농협 등 5개 하이닉스 주주 은행들은 내년 1월까지 5,000억원의 신규대출과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하이닉스에 총 8,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규대출 금액은 산업은행이 절반인 2,500억원을 분담하고 신한·외환·우리은행과 농협이 각각 62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나머지 3,000억원은 일반 공모를 통한 유상증자를 실시하되 실권주가 발생하면 5개 주주 은행들이 실권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산은은 1,000억원 한도에서, 나머지 4개 은행들은 각각 500억원 한도에서 실권주를 흡수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이를 인수한 후 나중에 새 주인에게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할 때까지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을 내년 1월 말까지 연장해주기로 했으며 ▦기업당좌대출 ▦수출환어음 매입 ▦유전스(기한부 신용장) 거래 등 한도성 여신 사용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번 채권단의 결정으로 하이닉스는 신규자금 8,000억원, 만기연장 등에 따른 자금조달 효과 약 1조8,000억원 등을 포함해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개선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날 하이닉스 주주협의회 9개 기관이 하이닉스 신규자금 지원에 합의한다는 동의서를 전달했다”며 “내년 1월 초 새로 5,000억원을 대출하고 자본금을 3,000억원 늘려주는 방식으로 하이닉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도 “하이닉스 유동성 지원 결정이 마무리되고 반도체 가격도 회복추세로 전환됨에 따라 하이닉스의 새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인수합병(M&A) 작업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반도체 가격하락의 여파로 올 들어 3·4분기까지 1조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회사 자산매각 등을 골자로 한 자구노력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