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사오정을 위한 조언

구조조정을 통해서 기업이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오게 된 퇴직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대부분 오랫동안 정형화된 업무로 인해 사고 자체가 정형화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새로운 기로에 서서 어느 곳으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망설이기만 하는 상담자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인생이란 언제나 결정을 통해서만 한곳으로 나아가게 돼 있기에 망설임이 길어져서는 곤란하다. 새로운 세계에 뛰어든다는 것이 위험해 보이지만 어차피 부딪쳐야만 해결될 일이기에 자신감을 갖고 맞설 필요가 있다. “계속적인 안정은 역사에서 예외적인 사건일 뿐이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혼란이라는 정상적인 진로로, 역사의 수레바퀴 속으로 들어가는 데 적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고 피터 드러커는 말한 바 있다. 삶의 변화와 인생의 기로에서는 혼란이 지극히 정상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들은 잘 적응하지 못함을 아쉬워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과거에 발생한 원가는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경영학에서의 매몰원가(Sunk Cost) 개념이다. 미래를 결정할 때는 과거를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보경쟁력에 있어 우위에 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했던가. 내 미래에 대한 결정은 반드시 스스로 해야 함을 알기에 그 책임 역시 내가 짊어져야 됨을 더더욱 알기에 늘 조심스럽고 망설이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면 변화를 두려워 말고 즐겨야 한다. 사람의 인생에 성공할 기회가 세 번 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 속에는 위험한 전제가 내포돼 있다. 즉, 사람의 인생에 있어 가장 위험한 덫은 이번 결정이 내 인생 세 번의 기회 중 하나일 것이라는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불확실한 믿음이다. 그래서 한 번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다시 시도한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을 때쯤 이건 아니였다는 게 분명해진다. 열심히 일하고 손에 남는 건 없고 그나마 청년 시절의 실패는 약이 된다는데 나이를 먹어버리고 책임질 가족이 많다면 그 문제는 생존의 문제와 다름 아니기에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여유로운 시야를 갖고 결정해야 하며 이를 실현시킬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공의 기준은 만족에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 이는 타인의 기준보다 자신의 기준을 근거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자신의 삶과 가족의 생계를 담보할 수 있다면 자족할 줄 아는 성숙한 인격이 수반돼야만 창업은 성공했다 할 수 있다. 주변에 열 개의 열쇠를 갖고 있는 자가 있다고 해서 자신에게도 열 개의 열쇠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때로는 많은 숫자만큼의 열쇠가 자신의 삶을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가둬둘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만 한다. 대개 실패란 과욕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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