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화 '국제시장' 흥행돌풍 왜] 부산 국제시장 가보니

덕수가게 '꽃분이네' 평일도 수만명 찾아

"어묵·호떡 맛보자" 먹자골목도 장사진


지난 29일 오후7시 부산 중구 국제시장. 2m 남짓의 비좁은 골목에서는 사람들이 가던 길을 줄줄이 멈춰서야 하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국제시장의 대표 먹거리인 어묵·씨앗호떡을 먹거나 일행과 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아 '교통정체' 현상이 빚어진 까닭이다.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 돌풍으로 부산 국제시장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부산 최대의 만물시장인 국제시장에는 영화 개봉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방문객들이 예전보다 2~3배 늘어나 평일 5만명, 주말과 공휴일에는 10만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주인공 덕수(황정민)의 가게인 '꽃분이네'의 인기는 그야말로 절정이다. 이 가게는 원래 스카프나 벨트 등 액세서리를 파는 '영신상회'였는데 영화가 히트하면서 아예 간판을 '꽃분이네'로 바꿔 달았다.


신미란(36) 꽃분이네 사장은 "우리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 마치 관광지가 된 분위기"라며 "덩달아 부평깡통야시장과 먹자골목에도 폭 2m 남짓한 골목길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방문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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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은 중구 신창동4가에 세워진 6개 공구로 된 건물을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꽃분이네'가 있는 부평(깡통)시장을 비롯해 창선(공산물)시장, 신창(먹자골목)시장 등 3곳을 국제시장이라 부른다. 이날 '꽃분이네'와 인근 점포들이 저녁6시께 문을 닫았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은 가족과 연인 등 20여명은 문 닫은 가게 앞에서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국제시장을 찾은 김경자(62)씨는 "영화를 본 후 과거의 향수가 떠올라 국제시장에 한 번 와봤다"며 "48년 전 꼬마김밥과 잡채를 먹기 위해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영도 태종대에서 이곳까지 종종걸음으로 왔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국제시장은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의 폭격을 대비해 만든 공터에 광복 후 일본인들이 전시통제물자를 한꺼번에 내놓으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1948년에는 판자건물 점포가 생겨나면서 '자유시장'으로 불렸다가 1949년부터 '국제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50년 6·25전쟁으로 전국 각지에서 피란민이 모여들면서 생활필수품이 거래됐고 미국의 통조림과 전투식량 등 군용품과 구호품이 유통되면서 부산 최대 상권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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