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대한민국 상생 컨퍼런스] 이마트, 중기 판로 지원… 도드람푸드 중견기업 성장 도와




지난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이마트(139480) 창동점을 개점하며 대한민국 대형마트 1호점을 선보인 신세계 이마트는 그간 다양한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국내 유통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이 중 지방 중소기업인 도드람푸드와 동반성장은 대한민국 유통산업의 한 획을 그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도드람푸드의 전신은 1990년 경기도 이천시의 양돈농가 13명이 한돈 1만7,000두로 시작한 이천양돈조합이다. 2년 뒤 도드람유통으로 사명을 바꾼 도드람푸드는 조합원들로부터 우수한 품질의 원료돈을 공급받으며 사업 초기부터 업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도드람푸드의 일본 수출은 2002년 구제역 파동이 발생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수출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도드람푸드는 대대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마침 이마트가 구제역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돈농가 지원에 나서면서 도드람푸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된다.


이마트 천호점에서 시작한 이마트와 도드람푸드의 협력은 처음 맞손을 잡은 2002년만 해도 규모가 크지 않았다. 이마트와의 거래액은 12억원 수준으로 당시 도드람푸드 전체 매출 400억원의 2.9%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마트에서 도드람푸드의 돼지고기를 구메한 고객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듬해부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도드람푸드를 접한 고객의 호평이 잇따르자 신생 거래업체였던 도드람푸드와 거래액을 130% 늘렸다. 이후 이마트와 도드람푸드의 거래액은 2012년 12억에서 2013년 623억원으로 51배 늘었다. 도드람푸드 전체 매출액에서 이마트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9%에서 40.5%로 증가했다. 13년 동안 연평균 거래액은 43.1%가, 매출은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도드람푸드의 경쟁력도 덩달아 높아졌다. 2002년 이마트와 첫 거래를 시작한 지 8년 만인 2009년 도드람푸드의 매출액은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500억원을 기록하며 무명의 중소기업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중견기업으로 거듭났다.

도드람푸드의 성공을 이끈 것은 우수한 품질이었다. 조합원들이 사료, 종돈, 관리의 3대 원칙을 지켜 직접 생산한 최고 품질의 원료육을 공급받아 차별화된 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였다. 돈육의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도 관리에서도 온도 변화를 최소화시키고 철저한 위생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돈육 저장창고에 무인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물량의 선입과 선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도드람푸드는 품질 관리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2010년 이마트가 '가격혁명'을 선포하고 상시 저가 전략을 추진했을 당시 다른 돈육 협력처는 이마트의 영업 전략에 의문을 표시하며 물량공급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도드람푸드는 이마트와의 상생협력이라는 철학을 발판으로 대폭적으로 물량 공급을 확대해 연중 상시 삼겹살을 저가로 공급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구제역 파동 등으로 도드람푸드의 매출은 3.6% 감소했지만 이마트와 거래액은 오히려 전년보다 49.6% 높아졌다.

이마트와 도드람푸드의 신뢰는 이마트의 신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 2010년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선보이면서 도드람푸드와 단독으로 돈육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도드람푸드가 이마트 트레이더스 매장에 납품한 돈육은 130억원어치에 이른다.


이마트와 도드람푸드의 상생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자 이마트는 자사 에너지진단팀을 도드람푸드 안성공장으로 내려보냈다. 에너지진단팀은 열영상 카메라, 전력 분석계, 초음파 유량계 등의 장비를 동원해 불필요하게 전기가 새는 부분을 파악하는 '에너지 지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도드람푸드는 연간 전기사용량 5억원의 10%인 5,000만원의 전기료를 아낄 수 있었다. 연간 30억~4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 도드람푸드로서는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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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는 '이마트 전용농장 더 느림 포크'를 선보였다. 이마트가 도드람푸드에 먼저 제안한 이 상품은 새로운 사료를 써야 하고 10일 이상 돼지를 더 키워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 2월부터는 변화하는 고객의 입맛을 반영한 '프리미엄 수제 소시지'도 기존 제품의 절반 가격에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갑수 이마트 영업총괄부문 대표는 "앞으로도 이마트는 협력사와 고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상생모델을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협력사에 에너지 절감 컨설팅 제공

이지성 기자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2008년부터 동반성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에너지 절감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해왔다. 올해부터는 이를 대폭 확대해 에너지 절감 컨설팅은 물론 시설개선 비용까지 지원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 컨설팅은 이마트가 협력회사와 상생 경영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7년째 진행해 온 친환경 동반성장제도다. 외부 전문 인력이 우수 협력회사를 방문해 에너지 설비와 공정별 에너지 사용현황을 분석한 뒤 공정 개선, 고효율 설비 대체, 절약 아이템 적용 등 에너지 관리 개선안을 제시한다.

그동안 중소기업은 에너지 절감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한번에 최대 2,000만원이 소요되는 에너지 컨설팅 비용으로 인해 이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마트가 전액 비용을 부담하면서 중소기업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까지 이마트가 에너지 컨설팅을 지원한 협력사는 130여개에 달하며 에너지 절감액도 115억원에 이른다.

이마트는 올해를 기점으로 그간 에너지 컨설팅을 진행했던 협력사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1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 시설개선을 위한 비용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까지 에너지 절감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2,000TOE(석유환산톤)이 넘는 협력사에게는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형 설비와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금액을 일부 지원하는 ESCO(에너지서비스기업) 프로그램과 연계해 시설개선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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