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차한잔] 김승원 동국실업 사장 "영화·외식업 진출 사업다각화"중소형 車부품업체 인수·美에 공장설립 추진차세대 난방시스템 '히트릭스' 알짜사업 육성하반기실적 가시화…올해 제2성장 원년 기대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동국실업은 자동차용 플라스틱제품 전문 사출업체로 설립된 지 반세기가 된 중견기업이다. 상장사인 동양철관을 비롯해 갑을합섬, 갑을산업개발, 정무산업ㆍ벨류라인벤처 등 총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사실상의 홀딩 컴퍼니다. 설립 이후 섬유사업을 해오다 지난 97년 한진플라스틱공업 인수를 계기로 자동차부품회사로 탈바꿈했다. 자동차부품회사로 변신 후 그해 매출이 2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000억원 정도로 5배가량 성장했다. 2002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김승원(56ㆍ사진) 사장은 “올해는 수익사업을 자동차부품업에서 더욱 다양화해 제2의 성장가도의 기틀을 마련하는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사장은 73년에 동국실업에 입사, 32년간 회사와 동고동락해온 전문 최고경영자(CEO)로서 어느 누구보다도 회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그런 만큼 회사가 나아갈 비전 제시에도 남다른 고민이 배여 있다. 김 사장은 “완성차업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며 “올해 주력 사업인 자동차부품 쪽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신차의 양산화로 차츰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차세대 난방사업 등 신사업에서도 수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총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의 경우 유가상승과 내수부진으로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다행히 수출이 내수부진을 만회할 정도로 호조라 흑자기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지난해 연평균 유가가 1배럴당 34달러였다면 올해는 50달러 수준이 되면서 내수시장이 얼어붙었던 만큼 영업환경이 어려운 편”이라며 “수출 쪽에서 완성차업체들의 인기가 높아 부품수출이 늘면서 내수부진을 메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직은 현대차의 미국 현지 공장인 앨라배마공장에 따라 나가지는 않았지만 3~4개 차종이 더 생산될 때쯤에는 현지생산도 추진할 생각이라는 복안도 밝혔다. 사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495억원, 영업은 적자를 내면서 기대치에 못 미쳤다. 고유가 등에 따른 타격도 있었지만 완성차업체들이 그랜저ㆍ프라이드ㆍ로체ㆍ베르나 등 신차를 대거 개발하면서 투자비용이 컸기 때문이다. 통상 신차 1대에 기계설비ㆍ금형 등 50억원가량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예견된 실적이었다는 게 회사측의 낯資甄?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신차의 양산화로 실적도 본격 가시화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3ㆍ4분기에 이미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낸 것으로 파악되는 등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수준은 상회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수출납품 비중이 지금의 40%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국실업은 특히 수익사업을 비자동차 분야로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매출이 완성차업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이를 어느 정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완성차업체의 파업은 실적에 바로 직격탄이 되는 경우가 적지않았던 것. 당장 올해 차세대 난방 시스템인 ‘LG 히트릭스 사업’을 시작했다. 아파트의 파이프 배관을 판넬 조립식으로 바꾸는 사업으로 동국실업에서 만들어 LG화학이 판매하는 구조다. 김 사장은 “올해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마진이 높은 만큼 알짜 수익사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부품 사업과 관련해서도 대형부품 위주로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소형부품의 경우는 마진이 낮은 만큼 아웃소싱으로 돌릴 생각이다. 특히 유망기업의 인수합병(M&A) 등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기술력을 요하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중소형 유망 부품사를 M&A하든지, 기술적 수준이 우위에 있는 외국 업체와 기술적 제휴를 체결하든지 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또 초ㆍ중ㆍ고교 의자의 플라스틱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경기장 의자와 병상침대 생산 등에서도 적지않은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영화와 외식 분야에도 진출한다는 계획 아래 사업착수에 들어간 상태다. 회사측은 이 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에는 매출 2,000억원, 이듬해에는 3,000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 분야는 점차 줄이고 고부부가치의 사업구조로 바꾸기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라며 개뺙羞壙姑?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업무는 칼같이"…현장경영 중시 김승원 사장은 업계에서 '선이 굵고 호탕한' 성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호방한 성격에다 여러 분야에 폭넓은 관심으로 주위에 사람이 많다는 게 자랑이다. 정기적인 모임 수가 무려 16개나 될 정도. 덕택에 정ㆍ관계, 법조계, 영화계, 금융계 등에 지인이 많다.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도 이 같은 성격이 그대로 나타난다. 업무는 '칼'같이 처리해야 하는 만큼 아랫사람들에게 호된 소리도 곧잘 하지만 업무 외적으로는 뒤끝 없는 친형 같은 스타일이라는 게 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리는 평가다. 일은 아랫사람에게 전폭적으로 맡긴다. 사장으로서 세부적인 업무 파악보다는 중요한 정책 결정과 비전 제시에 주력한다는 것. 특히 보고서를 그다지 애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되도록이면 현장경영에 의존한다. 물어보고 메모했다가 그 즉시 의사 결정을 내려주는 식이다. 때문에 책상 위에 결재서류를 하루 이상 묵히는 일은 없다고 한다. 김 사장은 특히 신뢰경영과 투명경영, 윤리경영을 회사운영의 모토로 삼고 있다 지난 32년간 동국실업에서 일해오면서 일단 회사가 잘되려면 상하간의 믿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는 것. 아랫사람에게 마음을 열라고 말하기보다는 윗사람이 먼저 마음을 열도록 노력할 것을 직원들에게 항시 주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가 투명해야 직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소신 탓에 말단 종업원에게까지 실적을 브리핑해서 회사의 사정이 어떤지를 알게끔 한다. 아울러 윤리적으로 하자가 없어야 아랫사람에게 지시를 할 수 있다며 윤리경영에도 신경 쓰고 있다. 김 사장은 "지방대 출신에 비상한 머리도, 부모가 물려준 유산도 없었다"며 "직장생활 틈틈이 주경야독했다"고 귀띔했다. 직무교육, 최고경영자 교육 등 사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부족한 능력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 직원들에게도 스스로 실력을 키워나갈 것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약력 ▦49년 경북 영주 출생 ▦70년 영남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73년 동국실업 입사 ▦91년 동국실업 이사 ▦93~99년 안양상공회의소 8ㆍ9ㆍ10대 상임위원 ▦94년 동국실업 상무 ▦95~96년 호주 Bond University 비즈니스스쿨 수료 ▦99년 동국실업 전무 ▦2000~20001년 Meta-B 경영연구원 MBA과정 수료 ▦2002년 동국실업 대표이사 취임 입력시간 : 2005/10/25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