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업체 감산설에 반도체값 반등

◎「사재기」 심리작용 현물가 28%나 급등/미 반도체업체 주가도 동반상승/공급과잉 여전… 완전회복은 어려울듯국제 반도체가격은 반등할 것인가.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올해 신규투자를 대폭 줄이기로한 가운데 뉴욕 월가에서는 한국업체들도 대대적인 감산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달들어 현물시장의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또 미국의 경제분석기관들은 한국업체의 가격하락 저지노력이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뉴욕증권가는 삼성전자·LG반도체·현대전자 등 한국업체들이 생산량을 35∼40%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따르면 현물시장에서 16메가D램은 이달들어 개당 6.25달러에서 8달러로 28%나 올랐다. 이는 세계D램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업체들이 감산할 경우 세계시장에 공급부족현상이 일 것이라는 분석에서 빚어진 것. 특히 미국의 PC생산업체들 사이에서는 앞으로의 가격상승에 대비, 사재기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미국 반도체업체들의 주가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NEC·히타치·도시바·후지츠·미쓰비시 등 일본의 5대메이커들은 올해 신규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CNN방송은 일본 5개사가 97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4월1일부터 반도체생산시설에 대한 신규투자를 감축할 계획이며 앞으로 6개월후부터 가격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올해 투자를 전년보다 줄일 예정이고 히타치는 지난해보다 10∼20%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뉴욕증권가에서는 한국업체의 감산설, 일본업체의 신규투자감축계획발표에도 불구하고 올해 메모리반도체의 가격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업체들이 조만간 감산계획을 발표, 현물시장에서의 반도체가격을 더욱 올려놓더라도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국제적인 공급과잉이 지속되는한 더이상 과거의 가격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퀘스트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D램가격이 20∼30%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증권가에서는 반도체감산설이 반년주기로 나돌았다. 지난해 10월에도 한국업체들이 감산한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그 반년전에도 일본업체들의 감산설이 돌았다. 6개월 주기의 루머로 현물시장 가격이 뛰고 미국업체들의 주가도 올랐다. 하지만 미국 반도체 전문가들은 한국정부가 삼성 등 반도체 3사에 대한 감산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고 있다. 일본업체들이 신규투자를 줄일뿐 감산계획이 없는데다 대만 반도체업체들이 감산을 계획하지 않는 마당에 한국업체들만 일방적으로 생산량을 줄인다고 해서 국제가격을 회복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반도체전문가들은 D램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없으므로 미국의 수요자들은 사재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아시아국가의 과잉생산이 미국에겐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음을 은근히 과시하고 있다.<뉴욕=김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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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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