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자가당착에 빠진 네티즌

"대학생들은 저희 회사에 대한 비판적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졸업 시즌만 되면 저희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이죠. 이들의 이율배반적 태도는 결국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얼마 전 만난 삼성그룹 임원의 말이다. 실제 삼성과 관련된 기사가 포털에 노출되면 이를 맹목적으로 비판하는 댓글을 종종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갤럭시' 시리즈 관련 기사에는 애플 마니아를 칭하는 소위 '앱등이'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 갤럭시 시리즈는 애플의 아이폰을 모방한 '카피캣'에 불과하다는 소리부터 '악덕기업 삼성은 물러나라'는 밑도 끝도 없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취업 전선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해 삼성그룹이 신규 채용한 인원은 2만5,000여명으로 국내 대기업 중 최고 수준이다.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는 매회 5만명 가까이 응시자가 몰리고 있으며 잡코리아가 실시한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는 10년 가까이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앞서 네티즌들이 날을 세워 비판한 기업이 맞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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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일부 젊은이들은 그저 진보적이라는 인정을 받기 위해 삼성 때리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혹여나 '삼성은 싫지만 밥벌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서를 쓴다'는 말을 추후에 할 요량이라면 지금이라도 제 몸값을 높이기 위한 공부에 매진하는 게 낫다고 본다.

어느 곳에든 완벽한 기업은 없다. 애플의 경우 중국 현지 하청업체인 팍스콘의 노동자 중 근무환경에 불만은 품고 자살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구글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행위로 '빅브러더'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으며 월마트의 경우 지나친 원가 절감 노력으로 하청업체를 쥐어짠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삼성이 없었다면 또 다른 어떤 기업이 삼성의 역할을 했을 수도 있지만 이만큼 잘하기란 매우 어려웠을 테다. 결국 삼성의 고민은 '삼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1등 기업'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다. 이미지 개선이 중요하다고 1등 자리에서 물러나지는 않을 테니 삼성전자 임원의 고민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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