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광공업생산 25.6% '급속 하강'

1월 산업활동 동향<br>경기선행지수 14개월 연속 하락세 이어져<br>소비·투자도 줄어 'L자형' 침체 우려 커져


우리 경제의 생산엔진이 너무 빠르게 꺼져가고 있다. 실물경기 지표가 석달 연속 최악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산업활동동향에서 눈여겨볼 부문은 경기선행지수다. 통상 선행지수는 6개월~1년 정도 후의 미래를 보여주는데 14개월 연속 하강곡선을 그림에 따라 ‘L자형’의 장기 침체를 각오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일선 산업현장에서 공장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짐에 따라 ‘생산 감소→고용 위축→소비 침체→경기 위축→생산 추락’이라는 악순환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꺼지는 생산엔진=실물지표를 들여다보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수출 주력품목의 생산 위축이 가장 우려스럽다.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25.6%나 감소한 것은 지난 1970년 이 분야 통계가 작성된 후 최악이다. 그 이전이 개발 성장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단군 이래 최악의 상황이다. 품목별로 볼 때 자동차(-49.4%)와 반도체ㆍ부품(-35.3%), 1차금속(-35%) 등의 부진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생산을 멈추는 공장도 늘어 1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61.5%로 198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한달 만에 경신했다. 생산 감소로 출하도 전년 동월 대비 23.5%나 감소했다. 다만 생산자 제품 재고가 0.4% 늘어난 데 그쳐 3개월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점은 긍정적이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생산이 출하 감소폭을 추월해 재고가 줄어들었다”며 “경기에는 아무래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ㆍ투자도 감소세=소비재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율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1월 설날 특수와 지난해 12월 연말 특수를 감안하면 소비 경기가 살아났다고 판단하기는 무리다. 주요 증감내역을 살펴보면 음식료품이나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5% 증가한 반면 승용차와 컴퓨터ㆍ통신기기 등 내구재는 1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특수로 먹거리만 다소 늘었을 뿐 여타 품목은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다. 기업 투자활동도 좋지 않다. 1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수장비 투자가 모두 줄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3%나 감소했다. 지난달 감소폭을 뛰어넘으며 1998년 11월(27.3%) 최대 낙폭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 건설기성이 전년 동월 대비 2% 증가한 게 위안거리지만 공공 부문에서 무려 27.7%의 증가세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간 부문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선행지표 최악… 경기침체 장기화하나=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2.1%포인트 하락하며 1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 역시 지난달보다 0.3%포인트 하락,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과거의 지표가 안 좋다는 것이야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예고됐던 부분이지만 경기 선행지표마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우려된다. 투자의 선행지표인 기계수주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47.8%나 감소하면서 5개월 연속 -30%를 웃도는 낙폭을 보였다. 건설수주도 민간 부문 주택이 감소하면서 15%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연말 수주를 밀어낸 데 따른 반짝 상승세가 한달 만에 꺼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 동행 및 선행지수 감소폭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추세적 개선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며 당분간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임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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