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 속 名家의 부활

대우일렉·팬택·만도·외환銀 등 자기혁신·차별화로 다시 정상 도전


한때 산업계를 주름잡던 왕년의 명가들이 부활의 몸짓을 시작했다. 거대공룡 같은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져 생사의 기로를 헤맸던 기업들이 뼈를 깎는 자기혁신과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다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이제 정상권 업체를 맹추격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지난달 내놓은 세계 최초 벽걸이형 3㎏ 드럼세탁기 '미니'는 출시 4주 만에 3,000대 판매를 돌파하면서 히트상품 반열에 당당하게 올라섰다. 또한 지난 4월에 내놓은 3도어 냉장고가 한달간 3,000대나 팔리며 인기몰이에 성공했고 지난해 선보인 클라쎄 '콤비냉장고'도 매달 1,000대 이상 팔리며 히트상품 냉장고로 자리매김했다. 대우일렉은 이런 '대박' 제품들의 선전에 힘입어 최근 4년간 매출이 계속 증가했으며 분기마다 흑자를 달성했다.


팬택은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국내 스마트폰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팬택은 지난해 말 5년여 만에 채권단의 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했다. 올해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4조원대 돌파라는 목표도 잡았다. 워크아웃 기간에도 시장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한데다 그동안 스마트폰 올인 전략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터라 지난해보다 30% 이상 매출을 늘리고 1,300만대 이상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그동안의 경영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초체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팬택은 새롭게 비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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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는 2008년 한라그룹의 품으로 돌아온 후 급격한 성장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연할 기세다. 2009년 만도의 매출액은 2조7,300억원이었으나 2010년 3조6,400억원, 지난해에는 4조5,600억원으로 2년 만에 67%나 성장했다. 만도를 다시 인수한 후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만도를 소유했을 당시 R&D 투자에 인색했으나 2010년 재상장한 후 마련한 자금을 R&D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면서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해외 업체와의 계약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론스타의 그늘에서 벗어나 하나금융지주의 새 식구가 된 외환은행도 부활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과거 론스타 체제에서 겉돌던 조직은 '영업강화'라는 슬로건 아래 응집력을 키워가고 있다. 금리우대 등 각종 이벤트 실시와 함께 특판 예적금 등 신상품도 잇따라 출시하면서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가 가맹점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등 하나금융과의 시너지 효과도 구체화되고 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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