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간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에 주력해왔던 업체들이 항로를 바꿔 미국 공략에 본격 돌입한 것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SK커뮤니케이션즈 등 IT 대기업부터 소규모 앱 개발사까지 미국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은 지난 달부터 미국 내 TV 광고를 시작하면서 시장 진입을 알렸다. 라인의 미국ㆍ유럽 현지법인인 '라인 유로아메리카스'는 라티노 시청자들이 즐겨보는 텔레문도, 유니비전 등 스페인어 TV 채널을 중심으로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광고 방송 직후에는 라인의 앱 스토어 다운로드 순위가 5배 이상 급상승하기도 했다.
라인 경영진들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우리의 최우선 진출 대상"이라며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시장이므로 조심스럽게 진출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인은 우선 중남미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친 후 조만간 범위를 전미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5월 사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메라 2.0'을 선보이는 SK컴즈도 국내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에 무게 중심을 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싸이메라의 법인도 미국 현지에 세울 계획이다.
SK컴즈 관계자는 "싸이메라는 전체 가입자의 80% 이상이 해외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현지 상황에 맞춰 발 빠른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국내가 아닌 해외에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싸이메라에 디지털 아이템 상점을 탑재하고, 안경과 화장품 등 체험형 비즈니스 모델을 넣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IT 신생 벤처들도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공략에 적극적이다. 모바일 게임 앱 개발업체 바이닐랩은 최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제작한 '라디오해머'를 구글 플레이에 직접 출시해 큰 성과를 얻었다. 하루 매출이 평균 9배 상승했으며, 미국에서는 하루 다운로드가 평균 30배나 증가했다.
바이닐랩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며 "다국어를 지원하는 등 해외 이용자를 위한 요소들을 고려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타파스미디어는 지난 2012년 10월 미국에서 최초의 웹툰 플랫폼 '타파스틱'을 출시했다. 타파스틱에 게재된 작품 수는 1,724개에 달하며, 한국 웹툰도 55편 번역해 선보이고 있다. 한편 모바일 리서치 업체 앱네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20억 달러(약 80조원)였던 미국 앱 시장 규모는 오는 2017년 1,510억 달러(약 169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