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 수수료 인하 경쟁 가열

하나대투·동양종금 이어 삼성·현대증권 가세<br>"미래에셋·KB선 0% 도입" 루머도 나돌아<br>8개 신설 증권사 내달 영업땐 더 격화될듯

증권사들의 수수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하나대투ㆍ동양종금ㆍ키움증권 등이 온라인 위탁매매 수수료를 0.015%로 낮춘 데 이어 삼성증권과 현대증권도 수수료 인하를 발표했다. 여기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증권업 예비인가를 얻은 8개사가 오는 6월부터는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기존 증권사들과의 경쟁 격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삼성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최근 증권 유관기관의 수수료 20% 인하 결정에 따라 해당 수수료 인하분에 해당하는 0.0018%만큼 거래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 관계자는 모두 “체감인하폭은 크지 않지만 유관기관의 수수료 인하 혜택을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과 KB투자증권이 ‘수수료 0%’를 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증권업계에서는 한때 패닉 반응이 나타났다. 해당 증권사들은 곧바로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이고 계획도 없다”고 반박했지만 루머는 쉬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05% 올랐지만 증권업만큼은 1.36% 하락하며 우려를 그대로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증권사들이 무더기로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당장 경쟁이 쉬운 브로커리지시장을 둘러싼 출혈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로커리지시장이 다른 영업 부문에 비해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고 손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수수료 0%’ 루머까지 나돈 것은 브로커리지시장의 경쟁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수수료 0%’가 현실화된다면 유관기관 수수료와 각종 감가상각비 등을 감안하면 거래가 늘면 늘수록 손해를 봐야 하는 적자구조로 빠지게 된다. 무려 60개가 넘는 증권사들의 경쟁으로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예상됐던 대형 투자은행의 출현 역시 당분간 출혈경쟁에 묻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의 고객예탁금, 거래 유치에도 벅찬 마당에 신규 비즈니스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관련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김지영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자통법을 통해 증권업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는 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경쟁 강도가 더욱 심해지고 전체적인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높다”며 “금융투자회사 규제조건 완화로 인한 대형 투자은행의 등장시기는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자통법과 정부 규제 완화의 본질적 목적이 증권업 구조개편을 통한 대형 투자은행 육성이라는 점에서 경쟁 심화는 투자은행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일부 대형 증권사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