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원ㆍ달러 환율이 19.7%가량 떨어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영업수지가 23조7,000억원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원자재 가격도 2005~2006년 35.8% 급등해 우리 기업들의 영업수지를 32조8,000억원이나 악화시킨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경쟁업체의 퇴출 및 수출물가 상승 등으로 국제수급 상황이 호전되며 최근 2년간 18조8,000억원의 영업수지 개선 효과를 거뒀다. 결과적으로 대외환경 변화로 우리 기업이 입은 영업손실이 총 37조7,000억원에 달한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한국기업경쟁력 재점검’이라는 보고서에서 12월 결산 상장기업 585개사 중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132개사의 기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수익성은 최근 2년간 내수기업에 비해 두드러지게 악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최근 2년간 환율ㆍ원자재가격ㆍ국제수급상황 등 외부요인에 의한 우리 수출기업의 영업수지 악화가 37조7,000억원 규모라고 추산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기업의 영업수지는 9조8,0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쳐 생산성 증대와 R&D 투자 확대, 고객만족도 제고 등 기업의 내부역량 강화로 27조9,000억원의 영업수지 개선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즉 최근 2년간 우리 수출기업의 실적이 악화됐지만 외부환경의 영향을 감안할 경우 내부 역량은 오히려 강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연구소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내부 역량 제고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표기업들의 ‘성장성 부진’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가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ㆍ포스코ㆍ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표기업 4개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인텔ㆍ노키아ㆍ도요타ㆍ신일본제철ㆍ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한 결과 성장성이 오히려 역전됐다. 국내 4대 기업 평균 매출증가율은 2002~2003년 13.8%에서 2005~2006년 8.4%로 떨어진 반면 글로벌 5대 기업 평균은 8.6%에서 9.4%로 높아져 국내 기업들을 앞질렀다. 또 국내 기업과 글로벌 대표기업의 최근 2년간 매출 총이익률 차이는 14.9%포인트로 2002~2003년의 13.7%포인트에 비해 수익성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다만 우리 기업의 생산성이나 효율성ㆍ재무안전성은 글로벌 대표기업과 대등하거나 능가했다. 연구소는 “국내 대표 기업들의 성장성이 글로벌 기업들에 역전됐다는 것은 한국 기업의 역동성이 약화됐다는 의미”라며 “국내 기업의 최대 현안은 지속적인 성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