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은 이날 제주 벤처마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은 각자가 존중의 대상이지 증오와 배제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제 힘을 합쳐 산업화와 민주화를 뛰어넘는 새 시대의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정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고 희망을 이야기할 것"이라면서 "새 정당은 한국 정치의 수십년 병폐를 뿌리 뽑고 대변화를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도 이 자리에서 "한국 정치를 바꿔달라는 요구를 외면한 세력의 비방이나 공격에 동요하지 않고 목표한 길을 당당하게 가겠다"고 말한 뒤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면이 있지만 지방선거에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2월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3월까지는 창당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이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힌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민주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안 의원의 신당이 국민들께 건전한 대안세력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이는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건전한 정책 경쟁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 대변인은 "최근 안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양보는 오히려 내가 받을 차례가 아니냐'고 발언하는 것을 보면 새로운 정치, 변화된 정치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크게 우려된다"며 민주당과의 연대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안 의원이 신당의 모습이 아닌 구태 정치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의 매서운 비판과 실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새정추의 행보에 맞서 이례적으로 정치적 텃밭인 호남 지역 사수를 위한 호남 의원 워크숍을 열었다. 전체 20여명이 넘는 전남북 의원이 참여한 이날 세미나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의 한 수련원에서 열린 가운데 민주당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지도부는 이와 별개로 상임고문단과의 만찬 회동을 가지면서 내부 결속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전체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당보다 개인을 우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을 전한 뒤 당내에 계파주의가 불거지지 않도록 상임고문단이 울타리가 돼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고문단에는 과거 대통령 후보와 계파의 수장, 당의 원로 등이 모두 포함된 만큼 이들에게 당의 단합을 호소하면서 당의 결집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지도부는 또 안철수 의원에 대한 비판의 공세를 병행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분열의 정치로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날려서는 안 된다"며 "견제에 동의한다면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해 안 의원 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