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가열되는 반도체 주도권 쟁탈전

세계 반도체산업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미국과 일본ㆍ유럽 등 반도체업체들이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서두르고 있다. 낸드 플래시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MP3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 게임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현재 삼성이 세계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의 이 같은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인텔과 마이크론은 12억달러를 투자해 낸드 플래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인텔ㆍ마이크론의 제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시장의 구도가 바뀌면 관련산업은 물론 경제전반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텔과 마이크론의 제휴에 앞서 일본의 히타치ㆍ도시바ㆍ마쓰시타ㆍNECㆍ르네사스 등 5대 반도체업체도 2,000억엔을 투자해 시스템LSI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독일의 인피니온은 수익성이 낮은 메모리사업을 미국 마이크론사에 넘기고 AMD 등과 플래시부문에서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중국도 반도체산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하기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연대를 서두르고 있는 것은 대형화만이 살 길이라는 판단에서다. 제품의 수명주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반도체산업은 특성상 선행투자와 대규모투자가 필수적이다. 공장을 새로 지으려면 돈과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제품개발이 늦을 경우 투자손실 등 위험도 엄청나다. 삼성의 독주 견제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빼놓을 수 없다. 인텔은 합작사를 설립하기도 전에 낸드 플래시 최대 수요처인 애플과 공급계약을 맺었다. 2위 업체인 도시바는 삼성보다 빠른 속도의 제품을 내놓겠다고 고객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방패가 후발 주자들의 날카로워질 창을 어떻게 잘 막아내느냐에 따라 반도체 주도권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국내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할 때 삼성은 반드시 이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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