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특별기고] '^3신' 경영으로 기업혁신 이루자

朴雲緖(LG상사부회장)책을 쓴다는 것은 엄청 어려운 일이다. 그리하여 나는 언제나 글쓴이들을 내용자체에 불구하고 존경하고 있다. 1988년에 출판한 「통상마찰의 현장」이란 책을 밤을 새워가며 쓸때에 중도에 몇번이나 포기하려 했다. 당시에 나는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으나 이번에 또 「실전-신바람 경영 (新·信·神)」을 쓰게 되었다. 만약 IMF사태가 터지지 않았더라면 쓰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개방화·자유화·세계화의 기업환경 아래서 기업과 구성원 모두가 사고와 행동을 바꾸지 않고선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변화하는 환경에 민감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전 구성원의 응집과 단결력으로 혁명적인 방법에 의하여 기업혁신을 이룩해 내야만 한다. 우리는 지금 세계화(GLOBALIZATION), 제2의 기술혁명(DIGITALIZATION), 인간중심의 지식사회 (HUMANIZATION)시대에 살고 있다. 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 구성원 모두가 새롭게 변화해야만 한다(새로울 新). 그리고 사장이나 임원들이 아무리 훌륭하고 능력이 있어도 구성원 모두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구성원 간에 강한 일체감으로 응집하여 단결하여야 한다(믿을 信). 또한 폭풍이 몰아치는 험난한 바다에서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공유된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으로 조직에 힘과 희망을 불어넣고 구성원의 결집과 열정을 끌어내어 함께 노력하여야 목표달성이 가능하다. 다시말하면 직장생활이 신명나야만 구성원이 열정과 애사심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귀신 神).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몇가지 메시지를 기업원(企業員)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첫째는 낭비와 비효율의 문제이다. 기업이고 가정이고 할 것 없이 낭비와 비효율이 존재하는 한 그 조직은 망하게 되어있다. 한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것이 이상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나 기아자동차 사태 이후에는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 최근에 기업은 주인이 경영해야 한다는 소유경영론이 우세한 것은 기아의 부실경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에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잘 경영이 되는데 한국에서는 왜 안되는가? 왜 우리나라 공기업이 낭비와 비효율의 온상인 것처럼 비판을 받고 있는가? 그것은 전문경영인들이 불필요한 사세확장, 불요불급한 경비지출과 인사, 사옥이나 사무실 등 근무환경의 사치화, 판공비 남용 등 사적이익을 최대한 추구한 결과이다. 또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전문경영인들을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가만 놔 두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상 100년 이상 장수한 기업의 특징중의 하나가 최고경영자의 장기 재임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자질없는 경영인을 선택하던가 아니면 자질 있는 경영인이라 하더라고 이런핑계, 저런 이유로 바꿔치기를 일삼고 있다. 특히 납품·하도급·인사 등을 둘러싼 각종 청탁과 연고주의 때문에 주인 없는 전문경영이 주인있는 소유경영보다 더 낭비적이고 더 비효율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둘째 노·사갈등의 문제이다. 내가 한국중공업 사장으로 2년동안 재임하는 동안 사장 시간의 50% 이상을 노사화합을 위해 쏟아 부었으나 해결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이 책에서 비교적 상세히 기술했다. 무한경쟁 시대에 노·사가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도 기술이 없는 우리기업이 외국경쟁사들과 싸워서 이길까 말까 한데, 우리는 협력과 화합을 이루어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경영자는 진정으로 노조원을 사랑하고 사람대접 하는 노력을 보여주고 인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모든것을 솔선수범 해야 할 뿐 아니라 투명해야 하고 도덕적·윤리적으로 한점의 흠이 없어야 한다. 노조원들은 노동조합원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회사의 사원이란 인식을 가져야 노사 갈등의 문제가 풀려 나갈 수 가 있다. 또 회사가 어려울때 고용안정과 임금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다 놓쳐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정부도 노사문제에 있어서 법과 질서를 지키고 원리원칙을 견지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셋째로 구성원의 창의력과 열정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경영진의 상의하달 (TOP-DOWN)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하의상달(BOTTOM UP)로 구성원 각자의 창의력과 잠재력, 에너지를 분출시켜야 한다고 본다. 참으로 어려운 과제다. 그러나 성공한 기업들의 일치된 성공비결이 종업원들을 열정과 좋아함으로 경영혁신에 참여토록 하였다(PASSION AND WILLINGNESS TO PARTICIPATE)는 것을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었다. 이 책에서 제시한 열가지 경영혁신책 모두가 구성원의 아이디어에서 나오고 구성원 모두의 참여하에 실천에 옮겨 질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개방경쟁 시대에 우리에게 오히려 기회가 오고 있다. 한국사람들의 좋은 두뇌가 기술경쟁시대에 발휘될 수 있다. 경쟁력만 갖추면 좁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넓은 세계 무대를 도모할 수 있다. 이북의 풍산개와 남쪽의 진도개가 셰퍼트를 이기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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