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열리지 않는 틈을 이용해 회사에 부정적인 소식을 쏟아내는 ‘올빼기 공시’가 2010년 연말에도 어김없이 극성을 부렸다. 신년 연휴를 앞두고 지난해 12월31일 국내 증시가 휴장하자 몇몇 상장사들이 공급계약 해지와 적자전환 등 좋지 않은 소식을 쏟아낸 것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7년 6월19일 유럽 소재 선주사와 맺었던 대형 컨테이너선 7척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한화손해보험도 선박선수금보증(RG보험)으로 인한 손실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월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고 알렸다. 또 에임하이글로벌은 미국 유타주 아스팔트릿지 지역 1,900 에이커의 오일샌드 개발 본계약이 해약됐다고 공시했으며, 세계투어는 기존 최대주주가 주식을 담보로 빌렸던 돈을 갚지 못해 회사 주인이 바뀌었다고 알렸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선 일부 상장사들이 뒤늦게 공시하거가 내용을 번복해 무더기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기륭전자의 경우 디지털 셋톱 박스 공급계약 해지 소식을 2년 가량 늦게 공시한 탓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였다. 지노시스템은 2007년 8월 유이씨에이와 맺었던 전기동 공급 계약 규모를 90억원에서 10억원대 변경해, 유비트론은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중국계 상장법인인 중국엔진집단유한공사는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과 외국지주회사의 자회사 편입ㆍ탈퇴 사실을 뒤늦게 알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