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중은행 "수요 선점하자" 주택대출 금리 인하 저울질

■ 4·1 부동산종합대책<br>0.2~0.3%P 검토

1일 오전 A 시중은행 회의실. 개인대출 담당 부행장을 필두로 실무부서 부서장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부동산종합대책과 관련해 은행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 회의가 진행됐다. 많은 아이디어가 오갔지만 금리 경쟁력을 높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현재보다 20~30bp(1bp=0.01%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학수고대하던 부동산활성화 대책이 발표되면서 일부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주담대 금리인하를 고려하는 것은 1차적으로 대책 발효 후 뒤따를 주담대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이다.


한 시중은행 주택금융 담당 부행장은 "주담대 시장은 이익 측면에서 은행의 효자 부문이어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여러 가지 고객유인방안을 고민해보고 있는데 결국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추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현재보다 최대 30bp 정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현재 주담대 금리 수준이 낮은 만큼 일단은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씨티은행은 최저 연 2.99%로 최대 5년간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면서 2%대 금리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어떤 모양새를 보이냐에 따라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여운을 남겼다.


또 다른 시중은행 리테일 부서장은 "현재 주담대 금리도 절대적 기준에서는 낮은 상황이라 쉽사리 대출금리를 낮출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 당연히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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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일부 시중은행들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이는 실질적인 부동산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대책은 저소득층이나 세제감면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은행의 금리인하는 금융비용 부담을 경감시켜 실거래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은행이 대출금리를 낮추면 당장에는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를 통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연체율도 낮아지고 새로운 대출수요도 많아져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정부대책이 담지 못하고 있는 금융비용 경감을 시장에서 맡아주면 부동산대책의 시너지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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