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정부 비판 발언에 대해 “야당 정책위의장인지 여당 정책위의장인지…”라고 말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 10일 최고위원-정책위의장단 정책 워크숍에서도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이 의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KTX 사고와 관련해 “올해만해도 30여차례 고장을 일으켜 멈춰섰다. 고속철이 아니라 고장철이라는 비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국토해양부가 지난 4월 잦은 고장이 문제돼서 안전강화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는데도 계속 사고가 일어난다”며 “(정부는) 임시방편 땜질식 대응을 하지 않았나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홍 대표는 “야당 정책위의장인지 여당 정책위의장인지…”라며 “비판은 좋지만 정부와 사전 조율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도 “그렇게 하고 있다”며 즉각 반박했다.
이 의장은 이후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정책위의장이 당연히 그런 얘기를 해야 한다. 여당도 정부 잘못에 대해 지적하고 대책마련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최고위-정책위 워크숍에선 공개회의에서 비공개회의로의 전환을 대표가 선포하는 관례와 달리, 이 정책위의장이 먼저 비공개 회의 전환을 이야기하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을 벌인 바 있다.
잇따른 신경전은 홍 대표가 서민특위위원장을 겸직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책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홍 대표가 적당한 인물을 찾아 위원장을 맡길 것이라 한 발자국 물러섰지만 서민특위와 정책위 간 역할분담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홍 대표와 이 정책위의장은 과거 청주에서 각각 검사와 판사로 한솥밥을 먹은 사이로 유명하다. 당시 홍준표의 본명은 홍판표였지만 이 의장의 권유로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