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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이젠 소프트스트럭처다] '새 먹거리' 투자형 개발사업, 비중 여전히 낮아

사업성 진단·자금조달 능력 태부족

단기 성과에 치중 업계 풍토도 영향


투자형 개발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지난해부터 저가 수주에 따른 건설업계의 출혈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분투자를 통해 시공권을 수의계약 형태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경쟁으로 입찰 가격을 후려치는 일이 없다 보니 자연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다. 완공 이후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도 지분만큼 가져갈 수 있다. 사업 기획부터 운영까지의 모든 과정에 관여하면서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도 있다. 업계에서 투자형 개발사업이 수익률이 급감한 단순시공 플랜트에 치우친 우리 건설업계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경덕 SK건설 국제금융팀장은 "시공권만 받아오는 일반 도급형태의 사업으로는 원하는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없게 된 상황인 만큼 투자형 개발사업은 우리 건설업체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업성 진단과 금융조달 등 단기간에 확보가 어려운 전문적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해외 건설 수주의 외형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에도 투자형 개발사업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해외건설·플랜트에 지원된 수출금융 여신 규모는 25조7,807억원이다. 16조3,022억원에 불과했던 2011년에 비하면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투자형 개발사업에 지원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액은 오히려 같은 기간 2조5,329억원에서 2조1,286억원으로 줄었다. 전체 여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15.5%에서 2013년 8.3%, 올해 상반기엔 2.8%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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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팀장은 "현재 PF 전담인력을 통해 실적을 내고 있는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정도"라며 "나머지 건설사들도 지난해부터 인력을 충원해 투자형 개발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건설사의 경영환경이 긴 시일이 걸리는 투자형 개발사업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수익률보다는 매출 규모로 경영성과를 판단하는 업계 풍토상 짧아도 7~8년여가 걸리는 중장기 프로젝트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 PF 담당 부서의 한 관계자는 "일단 우리 건설업체의 경우 해외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판단하는 역량이 부족하고 설사 투자를 결정하더라도 전문인력이 부족해 PF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더욱이 매출 중심의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경영풍토까지 더하면 투자형 개발사업이 클 토양 자체가 마련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금융조달 능력과 함께 우선 사업성을 진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형 사업에서 금융조달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맞지만 사업성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금융조달도 가능하다"며 "그것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책금융기관이 맹목적으로 지원을 해준다면 사업실패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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