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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밤비노의 저주' 있다면… 축구엔 '구트만의 저주'가

박한 대우에 벤피카 떠난 사령탑 "100년간 유럽대회 우승 못해" 악담

올 유로파 리그 결승전 승부차기 패 52년간 준우승만 8번

야구에 '밤비노의 저주'가 있다면 축구에는 '구트만의 저주'가 있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 벤피카(포르투갈)는 세비야(스페인)와 0대0 뒤 승부차기에서 2대4로 져 또 준우승했다. 올 시즌 이미 포르투갈리그와 리그컵에서 우승했지만 유로파리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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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는 유로파리그 등 유럽 대항전에서 52년째 우승 없이 돌아서고 있다. 이 기간 챔피언스리그(과거 유러피언컵) 준우승 다섯 차례에 유로파리그(과거 UEFA컵) 준우승 세 차례로 준우승만 여덟 차례다. 벤피카의 준우승 징크스는 명장 벨라 구트만(헝가리)이 팀을 떠난 1962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두 시즌 연속 유러피언컵 우승을 이끌었는데도 구단 이사회가 임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자 "벤피카는 앞으로 100년간 유럽 대항전에서 절대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붓고는 그 길로 팀을 떠났다. 훗날 벤피카의 전설이자 포르투갈 축구의 전설 에우제비우(올 1월 사망)가 빈에 있는 구트만의 묘를 찾아가 저주를 그만 풀어달라고 기도까지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날도 벤피카는 20개나 슈팅(세비야는 11개)을 때렸지만 골문은 지독스럽게 열리지 않았다. 승부차기 때는 상대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이 이어졌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보스턴이 1920년 밤비노(베이브 루스 애칭)를 뉴욕 양키스에 팔아넘긴 뒤 생긴 저주는 2004년 보스턴이 86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비로소 깨졌다. 52년째 이어진 구트만의 저주는 언제쯤 풀릴지 관심을 모은다.

한편 세비야의 우승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동반 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25일 열릴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이미 스페인 팀끼리의 대결(레알 마드리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압축됐기 때문이다. 스페인 팀이 UEFA 주관 클럽 대항전을 싹쓸이하기는 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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