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0억원규모의 펀드회계감사 시장을 잡아라』
4월부터 설정되는 신규펀드에 대해 외부감사가 의무화되면서 회계법인들이 연간 80억원으로 추정되는 펀드감사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펀드감사는 기업체감사와 달리 리스크가 거의 없어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황금시장이다.
특히 정부방침이 일정규모이상 모든 펀드에 대해 점진적으로 외부감사를 의무화하고 있어 결국에는 200조원에 이르는 거의 모든 펀드가 감사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펀드감사시장의 규모는 최대 연간 80억원(순자산의 10만분의 4)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펀드감사를 둘러싼 회계법인들의 첫 경합대상은 CBO 및 하이일드펀드다.
이 펀드들은 4월이전에 설정돼 의무감사대상은 아니지만 투신사들이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검증받기위해 자발적으로 외부감사를 받겠다고 약관에 명시했다. 리스크가 큰 만큼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펀드감사시장이 지금부터 막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CBO 및 하이일드펀드의 시장선점여부는 향후 200조원에 달하는 전체펀드의 수임과 직결되므로 회계법인들의 경쟁은 그만큼 뜨겁다.
하지만 펀드감사시장은 5개 대형회계법인간의 나눠먹기식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마케팅, 감사능력, 인지도등을 고려해볼 때 중소형법인이나 개인회계사가 뛰어들기엔 시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형회계법인들은 CBO 및 하이일드펀드에 대해 감사를 자청한 투신업계와 현재 계약체결을 앞두고 막바지 조정작업중에 있다.
삼일과 안진회계법인은 현대투신의 주감사인으로 내정된 상태다. 현대투신의 감사대상 펀드 순자산액은 약 4조원으로 감사수수료는 2억원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투신 관계자는『현재 회사펀드의 20%가 감사대상이다』고 밝히고 『감사대상펀드가 점차 늘어 연말께는 펀드의 절반이 회계감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투신의 주감사인으로는 영화와 산동회계법인이 거의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대상펀드는 CBO펀드 36개(수탁액 1조8,000억원)와 하이일드펀드 34개(1조6,000억)등 모두 70개 3조4,000억원이다. 수수료는 대략 1억5,0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투신은 아직 주감사인을 선정하지 않았지만 과거 외수펀드등에 대한 외부감사를 담당한 적이 있는 영화회계법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대상펀드는 50여개로 전체 감사수수료는 약 2억원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감사는 재고자산에 대한 실사과정이 필요없고 자산의 공정가격이 뚜렷한 데다 보통 펀드를 청산한 이후 실시하기 때문에 감사리스크가 거의 없는 편』이라며 『현장실사를 포함해 1주일 정도면 감사를 끝낼 수 있어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투명화는 IMF와의 합의사항』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CBO 및 하이일드펀드의 자발적인 외부감사는 펀드운용에 대한 고객의 불신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장규기자JKLEE@SED.CO.KR
입력시간 2000/04/13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