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ㆍ콘텐츠ㆍ신소재ㆍ나노융합ㆍ그린에너지ㆍ바이오' 이들의 공통점은 소위 잘나가는 신 성장 유망 산업들이다. 향후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이들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정부도 계속 육성해 나갈 것이고 가까운 장래에는 우리 먹을거리가 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정부의 제한된 예산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다 보니 유망 분야에만 지원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렇듯 각종 지원이 유망분야에 집중되다 보니 일상생활의 의식주와 관련된 생활소비재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생활소비재분야는 한물간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또 섬유패션을 제외하고는 해외수출 마케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힘 있는 협회나 기관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생활소비재분야 중소기업들은 해외마케팅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국 생활소비재가 중국과는 가격경쟁에서 선진국에는 브랜드파워에 밀리는 게 사실이지만 경쟁력이 뛰어난 틈새 품목과 업체도 많이 있다. 이런 틈새 시장을 정보기술(IT)제품처럼 세계시장에 내다 팔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해외마케팅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일본ㆍ중국ㆍ영국ㆍ인도의 소매유통기업들을 우리 소비재 수출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품목이 다양하고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생활소비재의 경우 해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역별ㆍ분야별로 '길목'을 지키고 있는 유통업체들을 통하는 것이 제일 좋기 때문이다. 또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할 경우 신뢰성을 내세워 다른 유통채널에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국을 방문한 글로벌 유통업체 구매책임자들은 한국 생활소비재기업이 가격에 비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든다고 감탄하면서도 정작 물건을 파는 데는 서투르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스스로 생활소비재가 한물간 산업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때 우리 중소기업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조만간 생활소비재 분야에서도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한국 업체가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