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화생명-한전, 상반된 카드에도 모두 주가 오른 이유는…

한화생명 자사주 대거 사들이고 한전은 팔았는데

한화생명 예상대로 호재 작용… 9% 가까이 올라 신고가 경신

한전은 '통상적 악재' 불구 빚 줄이기용 재무개선 초점

되레 3거래일만에 0.3% 반등


한화생명(088350)과 한국전력(015760)이 각각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매각이라는 서로 다른 카드를 꺼내 들면서 주가 흐름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 자사주 매각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화생명은 예상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한국전력은 자사주 매각 목적이 부채감축으로 역시 주가 재평가 기대감을 키웠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생명은 전날보다 8.9%(650원) 오른 7,95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특히 한화생명은 장중 한때 10%나 급등하며 올해 처음으로 8,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화생명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전날 발표된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방침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3일 장 마감 후 자사주 3.0%(2,600만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1년 10월 자사주 3% 매입 이후 두 번째 자사주 취득으로 매입기간은 24일부터 내년 1월23일까지 3개월간이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생명이 앞으로 3개월간 장내 매수방식을 통해 자사주를 매일 일정하게 취득한다면 일 평균 매입량은 약 40만6,250주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최근 3개월간 일 평균 거래량의 88.6%에 달하는 상당한 매입규모다. 한화생명은 과거 자사주를 매입했던 2011년에도 자사주 취득 3개월간 22.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관련기사



증시 전문가들은 한화생명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이 주가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격적인 자사주 취득 배경에는 주가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최고경영자(CEO)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사주 매입에 따른 일 평균 추정 매입 물량이 상당한 규모이고 2위 손보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주가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태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에 따라 한화생명의 위험기준자기자본(RBC)이 7.6%포인트 하락하더라도 최근 시중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평가익으로 3·4분기 RBC 비율이 255%를 초과할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으로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전력은 대규모 자사주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오히려 주가 전망은 밝다. 통상 자금여건 악화로 실시하는 자사주 매각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이번 한국전력의 자사주 매각 목적은 부채감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전력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0.32% 상승한 4만6,550원에 거래되며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전력은 전날 장 마감 공시를 통해 자사주 1,890만9,965주를 9,067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의 자사주 매각은 2009년 11월 이후 5년 만으로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이미 8월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사주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좋은 실적의 토대 위에 자사주 처분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진다면 주가에도 긍정적"이라며 "특히 자사주 매각이 시간 외 대량매매인 블록딜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오버행(대량대기매물) 리스크도 해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산업구조가 안정화되는 상황에서 올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내년부터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대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배당에 대한 기대감에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전력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주가도 새롭게 재평가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