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을 이끄는 50인의 경영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증권가 '금융 실크로드 개척자'<br>선진국형 성과보상제 도입… 중동 등 해외진출에도 앞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증권가에서 '금융 실크로드의 개척자'로 통한다. 브로커리지(주식중개) 수수료만이 증권업계 수익의 전부였던 지난 90년대 초반 일찌감치 영국 런던에서 국제영업 및 국제금융 업무를 담당하면서 금융 세계화에 눈을 떴고 이후 한국증권 사장 취임 이후 줄곧 해외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줬다. 최근 유 사장은 베트남, 중국, 동남아, 러시아를 잇는 4대 금융허브 구축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꿈꾸고 있다. 유 사장의 경력에서 런던 주재원 생활은 그의 금융 이력을 통째로 바꿔놓은 이정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가 외국인에게 증권시장 문호를 개방한 92년부터 99년까지 7년간 런던에서 세일즈맨으로 활동하면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 주식을 팔았다. 한국 증시는 고사하고 한국이란 나라조차 서구에 생소했던 시절, 그는 "증권맨으로서 원형을 형성한 시기"라고 회고한다. 런던 근무 시절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한국 주식을 가장 많이 판 '증권맨'으로 전설을 썼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한국증권 사장 취임 1년을 갓 넘은 유 사장은 여전히 증권의 글로벌화를 실행중이다. 최근 싱가포르 현지에 대안투자법인인 'K-아틀라스' 설립을 마무리했고, 연말까지 베트남 합작 증권사 영업을 개시하는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투자은행(IB) 업무를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2014년까지 해외 사업 비중을 20%로 늘려 아시아 상위 5위권의 투자은행(IB)으로 자리잡을 포부를 갖고 있다. 이제까지 현지 업체와의 합작 투자가 해외 진출의 주류를 이뤘다면 올해부턴 현지 증권사를 인수ㆍ합병(M&A)해 곧바로 시장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해외 진출 계획을 숨기지 않는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은 물론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까지도 진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동 지역 이슬람 금융사들의 투자를 받는 '이슬람펀드' 등을 통해 오일머니를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1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중동 국부펀드가 최근 이슬람 율법에 따른 투자 규모를 늘리려 하는 추세를 간파하고 이에 맞는 틈새상품을 개발해 중동의 부를 끌어들이겠다는 생각이다. 투자 대상 역시 펀드, 부동산 투자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경상이익 4,00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순익목표 4,6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해외 진출에 더욱 자신감이 붙어 있다. 유 사장은 지난해 한국에 유니버설스튜디오 설립과 관련한 독점 사업권을 보유한 USK프로퍼티홀딩스에 6% 지분투자를 추진했다. 증권사와 테마파크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업계 관계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지만 그의 지론만은 확고하다. 소극적인 브로커리지 영업을 뛰어넘어 다양한 자기자본(PI) 투자에 적극적이어야만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구색 맞추기가 아닌, '리스크 테이킹'이라는 증권업 본연의 목적을 잃지만 않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결과는 뒤따라 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유 사장의 지론이다. 유 사장은 "진정한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투자가치만 있다면 다소 위험이 있더라도 장기적 관점을 내다보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유 사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증권은 브로커리지를 넘어 자산관리(AM),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로 이뤄진 국내에서 가장 다변화한 수익구조를 갖춘 증권사로 업계에서 평가 받고 있다. 유 사장은 올해 한국증권의 경영전략을 '성장과 내실의 균형발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IB사업 역량 극대화 ▦핵심 금융인재 육성 ▦선순환 구조의 조속한 달성 등이 유 사장의 기본 전략이다. 직원들의 애사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감성 경영과 선진국형 성과보상제도 도입 등은 이 전략을 제대로 굴릴 수 있는 원동력이다. ■ 승진자 해외여행·직원가족 템플 스테이등
감성·스킨십 경영 추구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경영 철학은 '감성 경영'과 '스킨십 경영'으로 요약할 수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전쟁터 같은 증권업계에서 그만의 감성 경영은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CEO와 직원 사이엔 감성이 통하는 신뢰가 쌓여야만 고객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고 그것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증권사의 제 1의 덕목이라는 게 유 사장의 지론이다. 유 사장은 취임 초부터 전국 모든 영업점을 방문하며 스킨십 경영을 가동했다. 매 분기 최우수 직원을 선발해 부부동반 포상 휴가를 보내는 것은 물론 승진자 해외여행 실시, 직원가족 템플 스테이, 전직원 하계휴가 사용하기 등 감성 경영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있다. 직원을 대우해야만 직원들이 고객을 최고로 모신다는 일념 하에 궁극적으로는 모든 경영의 초점이 고객을 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국증권의 브랜드 슬로건인 'TrueFriend'에는 고객의 투자 파트너로서 가장 믿음직한 친구가 되겠다는 한국증권과 유 사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유 사장은 '나와 일하는 사람은 행복해야 한다'는 신념을 오래 전부터 지켜오고 있다. 이러한 경영 철학에서 묻어나듯 '함께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는 게 한국증권 활동 철학이다. 유 사장은 "한국증권의 세계화에 발맞춰 사회공헌 사업 역시 우리가 진출하는 전세계로 뻗어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유상호 사장은

유상호 한국증권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직후 한일은행에 입행했지만 1년 반 만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MBA를 마친 후 대우증권에서 증권맨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유학생활을 발판으로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시작한 런던법인 생활은 그를 여의도의 손꼽히는 국제통으로 키웠다. 지난해 취임 당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연소 CEO로 주목 받은 유 사장은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증권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 ■ 경영원칙

▦나와 일하는 사람은 행복해야 한다 =직원이 행복해야만 고객의 신뢰가 쌓인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 =직원이 기여한 부분에 대한 회사의 확실한 보상 ▦해외 시장 진출 가속화 =동남아^중앙아시아 아우르는 금융 실크로드 구축 ◇ 약력 ▦1960년 서울 출생 ▦1985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88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MBA ▦1988~1999년 대우증권 런던법인 부사장 ▦2002~2006년 동원증권 투자은행본부장ㆍ홀세일본부장 ▦2007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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