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10만대… 적정치 2배/3사 공동 무이자 할판 “극약처방”까지/상황 악화땐 부분 조업중단 우려자동차업계가 총체적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내수시장은 위축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계약물량이 격감, 현대, 기아, 대우등 승용3사가 전례가 드문 「공동 무이자 할부판매」라는 극단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수침체와 수출 증가율 둔화로 재고는 이달들어 10만대를 초과, 적정치(5만8천여대)의 두배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외제차 판매는 올들어 국산차 증가율의 10배 가까운 급증세를 보이고 있고, 외국의 통상압력,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등 해외사업에 대한 견제까지 심화되면서 자동차업계는 내우외환의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판매부진이 지속될 경우 부분적인 조업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내수는 1백24만9천3백43대로 전년동기(1백18만3천3백2대)대비, 5.6% 증가에 그쳐 2년연속 한자리수 증가의 위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전월에 비해 2.8%가 준 내수는 이달에는 무려 20.7%나 감소, 침체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도 7만3천여대에 머물러 전달에 비해 24.3%나 줄었다. 수출도 주력 수출모델인 소형차마저 미국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열세로 전환되면서 9월말까지 증가율이 17%에 그쳐 당초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달말 현재 현대 3만5천대, 기아 2만7천대, 대우 1만4천대등 모두 9만2천여대로 적정재고치(6만여대)의 1.5배를 넘고 있다. 특히 이달들어 판매위축세가 심화, 재고는 1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는 판매목표의 축소조정, 무이자할부판매, 전임직원을 총동원한 할당판매, 판매되지도 않은 차의 선출하등 「극약처방」을 내놓고 있다.
현대와 기아는 각각 79만4천대와 54만대의 당초 내수목표를 5만대 가량 줄였고, 대우도 33만대에서 2만∼3만대 축소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판촉전과 관련, 현대는 관리직사원 2백여명을 판매부서로 한시배치, 월3대 판매를 의무화시키는등 전임직원 할당제를 부활시켰고, 기아는 이달부터 크레도스를 보유하지 않은 과장급(2급)이상 전 임직원은 반드시 이 차를 구입토록 하는등 총력판매전에 나서고 있다. 대우도 상반기 월평균 2만5천대의 판매대수가 크게 감소, 다음달 신차(라노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박원배·정승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