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생회비는 사실 술 먹고…" 충격 고백

대학생 '등골' 뽑는 학생회비, 제보자 색출까지…<br>개강총회·MT·체육대회 등 명목<br>학생회 "미납땐 불이익" 엄포<br>교육부 "문제 있는 학교 제재"



"학생회비는 사실 술 먹고…" 충격 고백
대학생 '등골' 뽑는 학생회비, 제보자 색출까지…개강총회·MT·체육대회 등 명목학생회 "미납땐 불이익" 엄포교육부 "문제 있는 학교 제재"

권대경기자kwon@sed.co.kr김연하기자yeona@sed.co.kr

























“등록금을 어렵게 마련해 한 숨 돌리나 했더니 이번엔 학생회비 부담이 너무 크네요. 선배들한테 찍힐까 봐 어쩔 수 없이 내기는 하지만 좀 과한 것 같네요.”

최근 들어 장기 불황의 영향으로 대학생들이 등록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대학교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돈의 학생회비를 걷고 있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기도 안성의 A대학 공예학과 학생회는 개강총회와 대면식, MT, 체육대회, 스승의 날 행사비 등의 명목으로 49만원의 학생회비를 공지했다. 학생회는 회비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리거나 사물함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아 학생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이 학과의 한 학생은 “(학생회비 미납시)벌금 제도 때문에 학교 다니기가 괴롭다. 이미 회비를 냈는데 또 다시 같은 명목으로 돈을 납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해당 내용을 대학 게시판에 올렸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학생회가 계열별로 구성이 돼 있다. 현재는 예체능계열에서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며 “금액이 과도한 측면이 있는지, 투명하게 사용됐는지 등을 조사한 뒤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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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B대학은 스승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이유로 ‘사은회’를 열고 학생 한 명당 10~15만원의 돈을 걷어 물의를 일으켰다. 대학 신입생인 최모씨는 “요즘 경제사정이 안좋아 등록금 외에 추가로 돈을 더 내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더군다나 이 회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내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회 간부를 지낸 적이 있다는 박모씨는 “학생회비는 사실 술 먹고 노는데 사용된다. 과 회비도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없다”며 “투명한 회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학생회비 납부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장학금 받는데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까지 하는 곳도 있다.

전북 전주의 C대학은 지난 8일 과 회비를 내지 않으면 장학금을 받는데 불이익을 주겠다는 안내장을 돌렸다. 하지만 학교 안팎에서 비난이 심상치 않게 일자 11일 과 회비를 전액 환급하기로 했다.

이처럼 학생회비를 둘러싸고 대학가에서 논란이 일자 일부에서는 학생회비 징수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학생을 색출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같은 학과 학생들 사이에서 ‘누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느냐, 누가 언론에 제보를 했느냐’는 이야기가 돌면서 새 학기 학내 분위기가 살벌해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에 학생회비 징수와 관련해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현황조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학교가 있다면 제제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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