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정보화 시대의 위험

<파이낸셜타임스 6월16일자>

최근 미국인들은 정보화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발견했다. 지난 수년간 미국인들은 정보화시대를 맞아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에 따른 편리함을 만끽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보다 값싼 제품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열린 사회’의 위험이 속속 표출되고 있다. 아이디 도용, 신용사기, 사생활 침해 등이 그것이다. 최근 초이스포인트ㆍ렉시스넥시스ㆍ씨티그룹 등에서 수백만명의 미국인에 대한 개인정보 분실 및 도난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를 막기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 미국 주정부 중 3분의2가량이 새로운 개인정보보호법을 도입했고 의회도 곧 새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의회는 새 법안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 정보화는 미국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따라서 정보화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조치들은 주의 깊게 만들어져야 한다. 아이디 도용은 심각한 문제다. 미 연방통상위원회(FTC)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체 성인 중 5%가 아이디 도용에 따른 피해를 입었다. 씨티그룹은 지난주 특송업체가 컴퓨터 테이프를 분실함에 따라 고객 390만명의 개인정보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분실된 고객정보는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도 있으나 아직 장담하기는 이르다. 각각의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과민반응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업들은 보유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노력하고 만약 정보가 유출돼 심각한 위험이 예상될 경우 이를 고객에게 공지하도록 법안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법률 제정은 단지 하나의 해결책일 뿐이다. FTC의 한 위원은 지난주 “소비자들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있어 제일선에 서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그들의 개인정보를 소홀히 취급하는 기업과의 거래를 거절할 수 있으며 몇몇 주에서는 그 같은 기업을 소송을 통해 응징할 수도 있다. 기술과 시장과 법은 반드시 함께 어울려 작동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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