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홍콩 달러, 헤지펀드 타깃설 솔솔

위안화 강세속 美달러와 동반해 약세 지속<br>가치격차 커지자“위안화와 고정을” 목소리<br>“달러 페그제 포기땐 투기자본 몰릴것” 전망


홍콩 통화당국이 홍콩 달러의 환율을 미국 달러에 고정시키는 페그(peg) 제도의 유지를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홍콩 달러가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국제 외환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올들어 중국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는 가운데 홍콩 달러가 미 달러와 동반해 약세를 지속하면서 이 같은 전망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올해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지 10주년 되는 해. 홍콩이 그 동안 페그의 대상으로 삼은 미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홍콩 달러가 사실상 평가 절상되는 것을 의미하며, 위안화와 고정시킴으로써 1국 2체제의 경제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홍콩이 달러 페그를 포기할 경우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처럼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 자본의 공격을 받을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11일 달러 당 위안화 환율을 7.6785 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연초인 지난 1월4일 달러 당 7.8073위안 보다 1.64% 평가 절상된 것이다. 위안화 가치는 중국이 지난 2005년 7월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이후 현재까지 달러화 대비 7% 가량 평가 절상됐다. 반면 달러 페그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홍콩 달러는 1달러 당 7.80의 교환비율을 기준으로 상하 0.5% 범위 내에서만 변동폭을 허용하고 있다. 올들어 미국의 위안화 평가 절상 압력 등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위안화와 홍콩 달러화의 가치 차이가 벌어지는 추세다. 위안화는 지난 1월11일 이후 홍콩 달러의 페그 기준율인 7.80 달러를 돌파했다. 위안화 가치가 홍콩 달러의 가치를 계속 웃돌자 홍콩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중국 본토인 상하이 증시 등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 통화청(HKMA)는 부인하고 있지만 앞으로 위안화의 평가절상 폭이 더욱 커질 경우 홍콩의 달러 페그 제도 폐지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ABN암로 싱가포르의 외환부문 애널리스트인 샤합 잘리노스는 “올 들어 중국 위안화의 절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홍콩이 달러 페그 제도 폐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페그제도 포기는 홍콩 외환시장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위안화의 급속한 평가절상과 이로 인한 홍콩의 페그 제도 포기는 헤지펀드를 포함한 해외 투기자본을 자극할 수 있다”며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한국ㆍ대만ㆍ인도네시아 등의 통화 가치 폭락 사태가 나타났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당시 홍콩 금융당국이 외환시장을 방어하는데 150억 달러를 투입했다”며 “지금은 외환 보유고가 1,360억 달러나 되는 만큼 결코 쉬운 공격 상대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페섹은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 같은 헤지펀드는 아시아 외환시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투기자본이 몰려오기 시작하면 외환시장 방어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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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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