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오너 자사株 매입도 '힘 못쓰네'

외국인 보유주 처분 기회 활용… 한화·효성등 시장대비 더 빠져


대기업 오너들의 자사주 매입도 주가급락 앞에서 힘을 못쓴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종목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 등이 이를 보유주식을 처분하는 기회로 활용하면서 오히려 주가가 시장 대비 더 큰 폭으로 추락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기업 오너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나선 종목의 상당수가 큰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지난 12일부터 자사주를 매입했던 한화의 주가는 매입 시작 당일 3만6,900원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어 이날 3만2,750원까지 떨어졌다.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 기간에 무려 11.2%가 하락한 것이다. 반면 해당 기간 중 종합주가지수 하락률은 6.2%였다. SK증권도 최신원 SKC사장이 매입을 시작한 12일 2,265원에서 이날 1,975원으로 12.8%가 떨어져 코스피지수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고 허정섭 회장의 장남 허기호 사장이 4억원의 자금으로 구원투수로 나섰던 한일시멘트 역시 14.8%나 추락했다. 이외에도 조석래 회장이 4만주를 사들였던 효성 역시 자사주 매입 이후 4.8% 떨어졌다. 반면 오너가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종목 중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정몽원 회장 일가가 6만 여주를 매입한 한라건설과 구본걸 사장이 9억원 넘게 자사주를 매입했던 LG패션뿐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의 단발성 자사주 매입이 최근의 시장 불확실성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오너의 자사주 매입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한일시멘트의 경우 사장이 3일부터 자사주 매입에 나선 뒤 외국인은 13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너들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에 대한 최대주주의 의지와 자신감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오히려 자금회수의 기회로 작용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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