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럽 명품, 시장 장악력 더 커질듯

[韓·EU FTA 타결때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br>화장품·의류 점유율 상승으로 국내업계 타격<br>와인가격 13%가량 낮아져 경쟁력 강화 전망


한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 유럽산 와인과 명품ㆍ화장품 등의 가격이 시차를 두고 내려가면서 국내 시장에 적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유럽산 와인, 명품들은 현재 가격보다 10%이상 싸지게 된다. 환율 등 가격변동 요인이 많지만 유럽산 제품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관련업체들은 한ㆍEU FTA의 진행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저렴해진 유럽 와인 소비자 유혹= 한ㆍEU FTA 타결 효과는 가정 먼저 유럽산 와인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프랑스ㆍ이탈리아 등 유럽 와인에 물리는 15%의 관세는 FTA 발효 즉시 사라지게 된다. 와인업계는 관세 철폐분인 15% 만큼 유럽 와인의 가격이 낮아지며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는 "와인업체들이 관세 철폐분을 그대로 가격에 반영해 유럽 와인의 판매가격이 15% 정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재고가 적고 환율 영향이 바로 반영되는 고가 와인일수록 가격 인하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와인업체 대표도 "유럽 와인에 대한 관세 15%가 없어지면 수입원가가 싸져 산술적으로 소비자가격은 13% 가량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이 낮아진 유럽 와인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FTA 발효 시점에 맞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 와인의 경우 환율과 빈티지(생산연도) 등 가격 변동 요인이 많아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대표는 "FTA 발효로 유럽 와인 가격이 15% 가량 떨어져도 원ㆍ유로 환율이 지난해 초보다 50% 정도 올랐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인하 효과는 미흡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패션ㆍ화장품 업계 긴장= 유럽산 의류제품에 부과되는 8~13% 관세가 FTA 발효 즉시 없어지고 가방(8%)ㆍ구두(13%)ㆍ색조화장품(8%) 관세도 3년 내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루이비통ㆍ구찌ㆍ프라다ㆍ샤넬ㆍ랑콤 등 유럽 주요 명품 브랜드들의 시장 장악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패션ㆍ화장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전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중 상위 46개 업체가 모두 유럽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들 46개 업체 중 26개 업체가 아직 국내에 진출하지 않았는데 FTA가 타결되면 이들 업체도 국내 진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선영 대한화장품협회 기획조사팀 과장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가까스로 과반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 EU와 FTA 타결은 국내 중소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도 비슷한 입장이다. 변상운 의류산업협회 팀장은 "유럽 제품의 관세가 철폐가 곧바로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명품 브랜드들이 관세 비용을 줄여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비용을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돈업계 연간 피해 1조 우려=한국과 EU는 냉동 돼지고기 삼겹살에 대한 관세 철폐 유예기간을 10년 이상으로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따라서 영향이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한ㆍ미 FTA 타결 때보다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양돈협회에 따르면 프랑스ㆍ벨기에 등 유럽 돼지고기는 연간 20만톤 가량이 수입되며 국내 돼지고기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산 돼지고기는 국산 돼지고기보다 가격이 50~80% 가량 저렴하다. 양돈협회 관계자는 "유럽과 FTA가 타결되면 예상 피해액만 연간 약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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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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