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개인 빚 상환능력 사상 최저

주택담보대출 급증등 영향<br>2분기 개인부채 21兆 늘어<br>증가폭 11분기만에 최대

개인의 빚 상환능력이 사상최저치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투기 바람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지난 2ㆍ4분기 중 개인 부문 부채가 21조원이나 늘어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금융부채잔액 대비 금융자산잔액의 비율이 2.03으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ㆍ4분기 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개인 부문의 부채잔액은 53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511조7,000억원)보다 20조9,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신용카드 대란이 빚어졌던 2002년 3ㆍ4분기에 27조원의 개인부채 증가를 기록한 후 11분기 만에 최대의 증가폭이다. 부채급증으로 인해 개인 부문의 재무구조와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03배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4ㆍ4분기 2.06배까지 떨어졌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1ㆍ4분기 2.07배로 다소 개선되는 듯했으나 다시 악화됐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개인의 빚 상환능력이 취약해짐을 뜻한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개인 부문의 부채상환 능력은 더욱 나빠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부문 금융부채가 명목 국민총소득(GNI)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67.4%로 전 분기의 65.2%보다 2.2%포인트 상승하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강태중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반장은 “개인 부문의 자금조달 규모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금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 모두 크게 늘었다”며 “8ㆍ31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둔화되고 있어 2ㆍ4분기 결과를 추세적인 것으로 해석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 부문은 1ㆍ4분기 조기 재정집행의 영향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전 분기 4조5,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기업 부문의 부채잔액은 733조2,000억원으로 9조9,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개인은 주택구입 용도로,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집행 자금의 용도 등으로 금융부채가 급증한 데 비해 투자를 꺼리고 있는 기업들은 여전히 자금차입 증가세가 미미한 수준을 면치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 2ㆍ4분기 중 금융 부문이 기업과 개인ㆍ정부 등 비금융 부문에 공급한 자금은 45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의 37조2,000억원보다 확대됐으나 자금공급 증가액의 대부분이 개인과 정부 부문에 집중되고 기업으로 흘러간 규모는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총금융자산잔액은 6월 말 현재 5,107조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08조6,000억원(2.2%)이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5,000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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