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10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역에서 복주머니 형태로 제작한 홍보물을 배포했다. '고향 잘 다녀오세요. 희망의 새 시대'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른 황우여 대표는 귀성객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편안한 귀향길 되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넸다.
새누리당의 이날 홍보의 가장 큰 특징은 민주당 등 야당에 대한 비판 대신 박근혜 정부 1년간의 입법 성과물을 나열해 공약 이행에 충실했다는 모습을 담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점이다. 계층과 연령별로 새누리당이 주도한 입법 성과물을 희망과 행복·사랑·꿈·성공·웃음·보람·안심 등의 주제로 나눠 집권 여당으로서의 안정감을 강조했다. 이른바 포지티브 전략으로 현재의 높은 정당 지지율을 이어가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민주당도 오전부터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등이 용산역에 나와 '불통의 겨울에도 봄은 옵니다'라는 제목의 홍보물을 나눠줬다. 민주당의 홍보물은 새누리당과는 달리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공약 파기를 강조하고 국정원 개혁과 부자 감세 철회, 복지공약 실현 등 지난해 성과를 부각시켰다.
김한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한 해 고단했던 일은 다 잊고 고향 가족, 친지와 함께하며 깊은 정 나누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인사를 나눴다.
민주당이 용산역에서 귀성객을 만난 것은 호남선행 열차가 서울역보다 용산역에서 더 많이 출발하기 때문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안철수 의원 측의 새정치신당에 밀릴 경우 정치적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부인인 배우 최명길씨와 함께 '국민께 세배 드립니다'라는 이름으로 5일간의 일정으로 버스를 활용한 민생 탐방에 나섰다. 충북과 경남 김해, 전남 광양·광주 등을 방문한 뒤 전북 전주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또 충남 아산의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뒤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등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와 지역 탐방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정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새누리당이 다소 느긋하게 긍정적인 방식으로 설 민심 잡기에 나섰다면 민주당은 공격적인 행보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신당은 설 연휴 기간 청년 실업 문제를 놓고 청년층과의 접점을 늘려간다는 복안이다. 윤장현 공동위원장의 경우 30일 대학가에서 취업 준비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젊은 층 공략에 나선다.
여야 의원들은 설 연휴 기간 지역구를 방문해 2월 임시국회에서 각 당이 내세우는 주력 법안을 앞세워 치열한 홍보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최근 당정청 회의 등을 거쳐 2월 임시국회에서 국민의 노후생활 보장과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기초연금법 제정안, 국민기초생할보장법 개정안, 장애인연금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각 지역을 돌며 올해부터 지난 대선 당시 약속했던 이른바 '박근혜표 복지'의 초석을 닦겠다며 활발한 정책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공약 파기와 국정원 등 국가 기관의 선거 개입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의 이슈로 지역 민심을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개최한 의원 총회에서 철도 민영화와 의료 영리화 반대, 현 정부의 무능에 대한 비판 논리 등을 의원들에게 전파한 만큼 지역구 의원들은 이를 전면에 내세워 민주당 지지율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