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9월 18일] 예방접종이 곧 건강권 향상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질병관리본부에서 내년도 민간 병ㆍ의원 필수예방접종비 지원과 관련한 예산을 675억3,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70억원 늘려 오는 2011년 본인부담금 2,000원을 연중 적용해 예방접종률을 향상시킬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획재정부와 국회에서 이 예산안이 삭감되지 않고 원안대로 통과된다면 일반 국민들이 필수예방접종에 해당되는 백신을 받을 때 본인 부담금의 비율이 낮아져 국가 전염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형감염등도 필수백신 전환을 국가는 전염병예방법을 통해 예방접종 대상 전염병과 예방접종의 실시 기준 및 방법을 정해 국민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출생 직후부터 만 12세까지 영ㆍ유아에게 민간 병ㆍ의원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백신은 총 8종으로 100% 본인 부담시 총 45만원에 이른다. 최근 예방접종사업과 관련해 정책적으로 진전은 있으나 아직 선진국 수준에 비해 제한적인 상황이다. 영ㆍ유아 예방접종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문제에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필수예방접종 비용의 개인 부담 문제다. 이미 보건소에서는 필수예방접종 백신들이 무료로 접종되고 있었지만 지난 2009년 3월부터 필수예방접종 비용 국가부담사업이 시행돼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정부가 평균 30% 수준에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보건소를 통한 접종은 위치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고 필수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다른 백신들은 공급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민간 의료기관을 방문하게 된다. 그래서 민간 의료기관에서 필수예방접종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정책이 추진됐지만 지원 폭이 아직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지자체에서 보완책으로서 예방접종률 향상과 육아부담 경감을 위해 영ㆍ유아 필수예방접종 전액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는 일부에 한한다. 우리나라의 필수 예방접종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필수예방접종 전액지원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필수예방접종 범위의 확대 문제다. 의학발전과 함께 다양한 백신이 개발돼 더 많은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됐지만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보면 국가에서 지원하지 않는 선택 백신을 비용을 들여 맞춰야 할지 한번쯤 주저하게 된다. 현재 A형간염, 폐렴구균, 로타바이러스, 뇌수막염(Hib), 자궁경부암(HPV) 등은 선택 접종으로 분류돼 있어 비용은 온전히 개인 부담이다. 선택 백신은 국가 입장에서는 예산 등 비용 효율성을 따지는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의 질병 예방이 결코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좀더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아직 국가는 국민보건 예산 확보에 있어 '선택'의 장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2009년 A형간염 대란으로 사회적으로 심각한 전염병 유행을 겪게 되자 그 대책으로 영ㆍ유아를 대상으로 한 정기예방접종 비용으로 88억의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무산됐다. 비용부담 덜어줄 정책 내놔야 영ㆍ유아의 질병 예방 문제가 국가의 전체 예산 수립 과정에서 '선택'이 보류된 것이다. 그러나 A형간염은 아직 치료약이 없고 20~30대 젊은층과 청소년의 항체 보유율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여서 좀더 적극적인 예방 대책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올해에도 보건복지부는 영ㆍ유아의 A형간염 정기예방접종 지원을 위해 62억원의 예산안을 제출해둔 상태이나 예산 확보가 최종 의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예방접종은 후천적인 면역을 획득할 수 있도록 영ㆍ유아에게 가장 치명적인 질환으로부터 제일 효과적이고 강력한 방어막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국가적으로도 예방접종은 전염병 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국민의 건강권 향상을 위해 주요 선진국들처럼 예방접종 지원 항목의 확대 및 국민의 예방접종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적인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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