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침체기 가치주에 길이 있다

내재가치 우량기업 "위기국면에 더 강한 힘"<br>농심ㆍ신세계ㆍ파라다이스 3인방 주목 할 만

‘가치주에 길이 있다.’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내재가치가 현 주가보다 저평가된 ‘가치주’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형 블루칩들이 프로그램 매물과 외국인 매도공세에 휘청거리며 종합주가지수가 730~780선의 박스 권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최근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가치주 투자’강좌에는 수백명의 투자자가 모여,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가치주 전도사로 통하는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기업의 가치는 장기적으로 반드시 주가에 반영된다”며 “단기적인 장세 예측에 따른 투자가 아니라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기업, 스스로 잘 아는 기업을 골라 장기투자 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치가 탁월한 기업을 골라라= 가치투자의 출발점은 기업가치가 탁월한 기업을 골라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은 부도의 가능성이 거의 없고,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도 강한 내성을 보인다. 원자재 가격 급등 등에 따른 갑작스러운 비용 증가에도 수익성에 덜 영향을 받고 오히려 위기 국면에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한다.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지속성’이 우선이다. 해당 산업에서 영원히 존재 가능한 사업 군을 보유하고 있느냐, 이익의 안정성이 지속적이냐가 중요하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의식주 관련 기업 중에 내재가치가 우량한 가치주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 내에서 ‘경쟁력’도 중요한 요건이다. 높은 브랜드 파워로 제품의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을 기업 내부에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밖에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사업군을 보유한 기업 ▦유능한 최고경영자(CEO) 및 노사관계가 원만한 기업 ▦윤리 경영 등을 가치주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꼽고 있다. ◇탁월한 기업 3인방= 가치투자를 표방하고 있는 VIP투자자문은 기업가치가 탁월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농심ㆍ신세계ㆍ파라다이스를 사례로 들었다. 농심의 경우 산업의 지속성이 뛰어난 식생활 사업으로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라면, 새우깡 등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로 라면과 스낵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사업구조와 40년에 달하는 오랜 업력도 강한 경쟁력이다. 신세계 역시 산업의 지속성이 뛰어난 유통, 특히 할인점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 성장을 이뤄내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마트라는 할인점 최고의 브랜드를 통해 할인점 시장에서 독주체재를 구축했으며, 제조업체에 대한 막강한 바잉(Buying)파워를 행사해 비용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 누구나 이마트를 방문해 영업 진행상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파라다이스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1위 업체로 서비스업의 특성상 대규모 자본투자 없이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성장세를 실현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 99년 20.31%를 기록한 이후 2000년 18.99%, 2001년 18.75%, 2002년 14.81%, 2003년 13.35% 등 최근 5년 평균 ROE가 17.25%에 이를 정도로 높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주식시장에는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초 저평가 종목들이 많이 있다”며 “주가가 수익가치(PER)나 자산가치(PBR)에 크게 못 미치는 중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에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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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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