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하는 분위기 속에 다른 국가 대비 한국증시의 매력이 여전히 크고 외국인의 매수 여력도 충분해 코스피가 연말 2,15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50 돌파와 추가 상승 과정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코스피지수는 20.69포인트(1.02%) 급등한 2,040.96포인트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올해 최고 지수는 1월2일의 2,031.10포인트였다.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상향 조정 협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지수를 견인했다. 미국 리스크 완화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계업종(2.10%), 화학업종(0.73%) 등이 상승한 가운데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현대미포조선 등 주요 조선사들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경기민감 종목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이날 외국인은 3,158억원을 순매수, 33일 연속 매수를 이어가며 15년 만에 최장 순매수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다. 33일간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금액은 11조6,226억원이다. 종전 외국인 최장 순매수 기간은 1998년 1월의 34일이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했던 미국 디폴트 우려가 완화된데다 미국 민주ㆍ공화당의 합의점 도출이 가시화하면서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경기 모멘텀 측면에서 기타 이머징 국가 대비 매력적인데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서 안전한 나라로도 언급되면서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외국인 순매수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순매수에 더해 펀드 환매 압력이 완화된다면 코스피는 연말까지 최대 2,15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게 배 연구원의 설명이다.
2,000포인트 안착 및 추가 상승 기대감에 환매 압박이 완화될 경우 기관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관은 통상 저가에 사서 지수가 오르면 매도로 전환하지만 지수가 레벨업되면 그 시점이 저점이라고 보고 다시 매수에 들어온다"며 "연말까지 코스피가 2,100까지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될 경우 기관은 2,050선 아래에서는 매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기관 매도 압력이 시장을 누르고 있었는데 이 점이 완화되면 수급 측면에서는 플러스 알파가 돼 코스피가 최대 2,15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주도형 개방경제라는 한국의 특성상 글로벌 경기 회복과 미국 리스크 완화는 조선ㆍ기계ㆍ화학 등 국내 경기민감주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미국 소비특수를 감안할 때 한국 수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에 집중된 매물벽을 돌파할 경우 반도체ㆍ자동차ㆍ화학ㆍ조선ㆍ은행ㆍ건설 등 대형주 중심 경기민감주의 수급이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철강업종 역시 실적 시즌을 맞아 이익 모멘텀이 개선 중이어서 증시 상승 및 수급 개선 과정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