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9일 '법률의 천칭'이라는 제목이 달린 장문의 기사에서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재판 과정을 공개하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그동안 중국 정계는 보 전 서기가 불기소 특권이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달 확인됐고 최근 있었던 구카이라이의 재판 과정에서도 보 전 서기의 이름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아 그가 면죄부를 받을 것이라고 점쳐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구카이라이의 살인 사건에 보 전 서기가 개입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향후 그의 처리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리쥔은 헤이우드가 독살된 지 두 달이 지난 올해 1월28일 '충칭시 공산당위원회의 주요 책임자'를 찾아가 구카이라이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보고했다. 이 '책임자'는 당시 충칭시 당서기였던 보시라이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보 전 서기는 다음날 왕리쥔을 불러 크게 화를 내면서 그의 뺨을 때렸고 사건을 은폐하며 오히려 왕리쥔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2월2일에는 왕리쥔을 공안국장에서 해임했고 왕리쥔의 다른 부하 3명도 불법 체포했다. 이후 왕리쥔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쓰촨성 청두시의 미국 총영사관으로 도주했다.
한편 반역도주와 직권남용ㆍ직무유기ㆍ뇌물수수 등 4개 혐의로 17일부터 이틀에 걸쳐 청두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왕리쥔은 혐의 모두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죄를 뉘우치고 있다"며 "나를 키워준 조직과 사회 각계, 친구들을 실망시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심리를 종결 짓고 이르면 일주일 안에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