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방과 후 학교' 에 거는 기대

정부가 초ㆍ중ㆍ고교의 ‘방과후 교실’을 학원식인 ‘방과후 학교’로 대폭 확대 개선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방향 설정이다. 천문학적인 사교육비와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 증가, 공교육의 질적 저하에 대한 비판과 국민들의 문화적 욕구가 날로 커지고만 있는 상황에서 방과후 학교가 잘만 운영되면 이러한 문제점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교육비와 맞벌이 부부의 육아문제는 더 이상 해결을 늦출 수 없는 사회문제다 개선되는 방과후 학교는 지금 시범 운영되고 있는 방과후 교실과 달리 학교의 담장을 과감히 헐어버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존의 방과후 교실은 교육장소와 프로그램 등 모두가 학교와 현직 교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교육대상도 재학생이고 내용도 학교수업을 보충하는 정도의 수준이라 학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나마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 이마저 학부모에겐 부담이 됐다. 개선되는 방과후 학교는 우선 교사가 아닌 수혜자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방과후 교실이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보충수업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강사도 교사가 아닌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하고 학교 밖 시설도 활용하며 교육대상도 성인까지 확대하기로 한 점은 보충수업의 이미지를 씻고 공교육에 대한 국민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래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과후 학교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급 학교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학교나 교사가 기득권을 주장하면 방과후 학교도 보충수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과 소외계층 자녀를 위한 학교 내 보육프로그램은 학교의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영리화를 경계하는 한편 교육비를 싸게 하고 프로그램과 강의의 질을 높여야 한다. 교육비가 저렴하고 강의의 질이 높으면 사설학원에 다니는 학생의 발길을 학교로 돌려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비 지원과 함께 좋은 강사를 초빙하기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강의의 질이 낮으면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아도 호응을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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