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투자 확충에 911억 증액/재해대책 예비비 2,000억 삭감/부산 가덕도 신항건설 전액 반영국회는 12일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총액을 2천14억원 깎고 4천여억원 조정하는 범위에서 가까스로 예산안 처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번 예산심의는 법정시한(2일)을 열흘이나 넘기면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사업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신한국당이 영남지역 편중의 정부 예산안을 방어하는데 역점을 둔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예산 대폭삭감보다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뒤진 충청권과 호남권, 강원도지역에 대한 예산 따오기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강하다.
여야는 예산심의 전반부에 올해보다 13.7% 증액한 정부원안 71조6천20억원에 대해 「팽창예산」과 「적정예산」편성이라는 논쟁을 벌였다.
야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부가 알뜰한 국가경영을 위해 불필요한 경직성 경비와 내년 대선때 득표를 겨냥한 선심성 지역사업을 과감히 줄이는 「긴축예산」편성을 요구했다.
이같은 논쟁은 그러나 물류비 절감을 통한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관심을 끌지못했다.
여야는 특히 계수조정과정에서 추곡수매가 인상폭과 지역편중사업, 관변단체 지원사업문제를 둘러싸고 여러차례 정회를 거듭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따라서 내년 예산총액 71조4천6억원은 금년 예산총액 63조원보다 13.4% 늘어난 「팽창예산」이라는 비판을 면키어렵다.
물론 삭감규모는 전년도의 4백억원에 비해 다소 증가했다.
하지만 내년 예산안의 순삭감액 2천14억원은 재경위가 농수축협 예탁금 비과세와 배합사료 영세율적용 등 세수감소에 다른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그나마 세출부분에서는 재해대책 예비비 2천억원을 삭감해 결국은 지역사업 4천여억원을 조정하는데 그친 측면이 없지않다.
여야는 또한 주요사업에 대해 막판에 시간에 쫓긴데다 사업타당성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수박겉핥기식 심의에 그쳤으며 삭감·조정 예산도 지역사업 안배에 치중한 흔적이 강하다.
예컨대 SOC 확충을 명목으로 무안공항 63억원과 예천공항 3억원, 경춘선 복선전철 50억원, 새만금 신항 45억원, 보령신항 30억원, 묵호항 5억원, 송정리∼목포 복선화 1백70억원, 천안∼ 온양 복선전철 10억원, 대덕연구단지 진입도로 40억원, 백제문화권 개발 1백억원 등 9백11억원을 증액했다.
반면 수심이 얕아 사업타당성이 희박한데도 청와대 관심사업 때문인지 부산 가덕도 신항 예산은 1천1백17억원 전액 그대로 반영했으며 문제사업으로 드러난 경부고속철도사업와 대구∼부산 전철화 사업비는 각각 55억원과 2백45억원 삭감하는데 불과했다.
예결위 소속의원들은 특히 5억∼10억원규모의 크고 작은 지역사업 확보에 열을 올려 계수조정소위가 합리적인 조정보다는 이권을 챙기는 「사업흥정판」이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황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