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국민은행? 외국민은행?

권홍우 기자(정경부)12일 오전 10시30분 한국은행 기자실. 송달호(宋達鎬) 국민은행장이 5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발표했다. 투자자는 골드만 삭스. 宋행장은 『경쟁력 강화와 국내외신인도 제고, 선진금융기법 습득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가 소매금융업에 투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골드만삭스 헨리코넬(HENRY CORNELL) 아태지역 책임자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국민은행의 가능성을 확신,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골드만 삭스의 투자시기와 협상 과정을 들여다보면 석연치 않은 대목이 나온다. 양측의 투자 협상이 본격 시작된 것은 지난 3월2일. 국민은행의 당시 주가(2월26일)는 8,300원 이었다. 12일 종가는 1만7,400원. 두배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중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35.8%의 몇갑절이다. 주가상승 차익이 상당부분은 외국인들이 가져갔다. 협상 시작 직전인 2월26일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27.85%. 현재는 35.3%까지 올랐다. 외국인들은 특히 사실상 협상이 타결된 지난 9일 전체 거래량의 36.54%를 사들였다. 지분율을 하루사이에 32.85%에서 35.30%로 뛰었다. 외국인에 의한 내부자 정보 악용이 의심나는 대목이다. 국민은행은 협상 사실을 끝까지 부인했었다. 협상 사실을 처음 보도한 것도 외국언론, 투자정보를 먼저 활용한 투자자도 외국인이다. 이날 발표장의 백미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장식했다. 자신을 금감위상임고문이라고 밝힌 하문수씨는 『외국인 투자자와 외신이 있으니까 영어로 말하겠다』며 준비한 원고를 「읽어」나갔다. 30명 이상이 모인 회견장에서 외국기자는 로이터통신의 사진기자 한명 뿐이었다. 「외국인 천국」이라는 말이 실감난다./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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