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야 "피해 보전 최선"… 구체 방안엔 신경전

■ 저축銀 국조특위 부산저축銀 방문등 본격 활동<br>민주 "예금자 배분율 30%로 높이면 대부분 구제" <br>한나라 "예보와 협의했나… 법제정 없이는 불가능"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가 25일 부산저축은행 현장방문과 부산지방국세청에 대한 문서 검증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피해 보전이 필요하다는 데는 여야가 의견을 같이했지만 구체적 방안을 놓고 의견 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정조사특위는 이날 부산저축은행 부산 초량 본점에서 간담회를 열어 피해자들의 호소를 들었다. 피해자들은 이 자리에서 5,000만원 이상 예금주와 후순위채권 투자자를 구분하지 않고 피해액 전부를 보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부산저축은행의 대주주와 임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예보ㆍ금감원ㆍ금융위ㆍ법원 등 사회전반적인 도덕적 해이로 야기된 것"이라며 "이로 인해 결국 2만5,000명의 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며 손실 보장을 주장했다.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원인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금감위ㆍ금융위 등 정부 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하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책안을 검토해 피해자들이 원하는 대로 전액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에게 예금보험공사가 우선 1년차에 60%, 2년차에 40%를 지급한 후 부산저축은행 매각 및 책임자의 은닉 재산 환수를 통해 사후 정산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피해보전 소요금액이 최대 3,3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3자 계약 이전 과정에서 인수 프리미엄 3,000억원을 확보하고 파산 재단 운영경비 절감과 부실책임자 재산 환수, 부당인출 예금 환수 등을 통해 1조1,000억원의 환수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예금보험공사와 피해 예금자가 각각 90%와 10%의 재원을 배분 받기 때문에 5,000만원 초과 예금자는 전체 피해액의 절반인 1,100억원만 배당 받을 수 있지만 예금자 배분율을 30% 수준으로 높이면 3,300억원이 확보돼 5,000만원 초과예금자와 후순위채권자 대부분을 구제할 수 있는 계산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대책안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대책안은 이미 우리 당에서 고민했던 부분"이라며 "법 제정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고승덕 의원은 "민주당의 방안을 사전에 예금보험공사와 협의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은 파산법상 변제 순위가 정해져 있는데 법 개정을 하지 않고서 순위를 바꿀 수 없는데다 법개정 역시 파산법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의 본질이 '턴키베이스' 방식의 대출이라며 이를 고려한 구체적인 환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처럼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금융질서 전체를 왜곡할 수 있기에 민주당 자체 방안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신건 의원 역시 "민주당 안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위헌 소지도 없다"고 여당 의원들의 지적을 반박했다. 특위는 오후에는 부산지방국세청을 방문해 문서 자료를 검증했다. 이 자리에서 특위 위원들은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사와 특수목적회사(SPC) 대상 세무조사 자료, 국세청 본청과 주고받은 공문서 등을 확인했다. 한편 국정조사의 중심인 청문회는 여전히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여야의 이견이 여전하다. 국정조사에는 수사권이 없어 증인 채택과 증언이 성패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힘겨루기가 계속될 경우 현장조사와 문서 검증 모두 효과가 반감된다. 특위 관계자는 "국정조사 일정 때문에 여야 간사 간 협의할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여야 양측은 국정조사 일정이 없는 27일께 증인채택에 대해 협의할 게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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