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발상 전환 미술관들 눈에띄네

전시장이 온통 까맣고… 만화도 보여 주고…<br>국립현대- 블랙박스로 꾸미고 '미디어아트'展<br>아트선재센터- 3차원 공간에 日 만화 '망가' 소개<br>김종영미술관- 조각 전문 틀 깨고 회화 작품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된 육태진의 '튜브'

김종영의 소묘

아트선재센터의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 전시 전경

미술 전시장은 흰 벽면의 사각 공간인 '화이트큐브'라는 게 정석이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를 깨고 '검은 전시장'인 블랙박스를 꾸며 첫 미디어아트 전시를 선보인다. 아트선재센터는 만화를 과감히 미술관으로 끌어들였고 김종영미술관은 조각 전문 미술관에서 벗어나 회화 전시를 펼친다. 발상을 전환한 미술관들의 새로운 시도다. ◇국립현대 '조용한 행성의 바깥'=과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배순훈)이 옛 어린이미술관 자리를 사각의 화이트큐브가 아닌 도너츠 형태의 터널 같은 검은 전시장으로 개조했다. 영상작품 위주의 미디어아트를 위해 빛을 차단한 블랙박스로 꾸몄고 바닥에는 카펫도 깔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체 소장품 9,000여점 중 미디어아트에 해당하는 '뉴미디어' 소장품은 80여점 정도인데 이 중 10점을 선정해 연 첫 미디어아트 전시다. 박현기ㆍ육태진ㆍ이불ㆍ김기철 등 8명의 작품이 현대인과 그 삶을 반영하고 있다. 전시장 중간쯤에는 푹신한 의자와 휴식 공간이 마련됐다. 실내가 어두워 작가 설명 책자를 볼 수 없는 대신 태블릿 PC(갤럭시 탭)를 이용해 소장 작품의 이미지 자료를 볼 수 있다. (02)2188-6000 ◇아트선재센터 '망가:일본만화의 새로운 표현'=참신한 현대미술을 발빠르게 보여주는 소격동 아트선재센터(관장 정희자)가 올해 마지막 전시로 일본 만화인 '망가'를 소개한다. 미술관이 만화를 소개하는 것도 드문 일인데다 원화를 단순히 보여주는 기존 전시 수준에서 발전해 2차원 매체인 만화를 3차원 공간에 구현했다. 가령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일본 TV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클래식한 액자에 걸린 만화 원화와 피아노가 전시됐고 주인공 노다메가 연주했던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이 자동 연주로 울려퍼진다. 해양 생태를 소재로 한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해수와 아이'는 파도를 연상시키는 공간에, 20대 젊은이들의 고민을 그린 아사노 이니오의 '소라닌'은 주인공들이 살 법한 원룸을 재현한 집과 함께 선보였다. 일본작가 요시토모 나라의 '작은 방' 작업을 함께 한 도요시마 히데키가 공간 디자인을 맡았고 총 9명의 작품이 소개됐다. 내년 2월13일까지. (02)733-8945 ◇김종영미술관 '연리지, 꽃이 피다'=조각가 김종영을 기리는 평창동 김종영미술관(관장 최종태)이 조각 전문 미술관이라는 틀을 깨고 첫 회화전을 열고 있다. 화가 김환기ㆍ장욱진과 조각가 김종영의 주요 작품을 모은 3인전으로 '연리지, 꽃이 피다'라는 전시 제목처럼 각기 다른 뿌리에서 시작했으나 현대미술을 위한 하나의 꽃을 피운 이들의 업적을 되짚었다. 세 거장은 전후 한국미술을 이끌며 사실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었고 순수한 심상, 문인풍 조형미를 선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반에 처음 공개된 김환기의 50년대작 '산과 달'은 고향 풍경을 그린 것이고 애주가인 장욱진 화백이 술병 속에 사람을 그려넣은 것은 술독에 빠진 자신을 표현한 작품이다. '불각(不刻)의 미(美)'를 강조한 김종영의 58년작 철제용접 작품인 '전설' 등 조각 35점과 수묵 드로잉이 함께 전시됐다. 건평 800㎡(240평) 규모의 신관 사미루(四美樓)에서의 첫 전시로 내년 2월11일까지 이어진다. (02)3217-6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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