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의 주식수원인 회야댐 수질이 전국 최악의 수준으로 밝혀진 가운데 울산시가 회야댐 퇴적 오니 제거를 목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본사업을 위한 입찰 공고를 실시했다가 곧바로 취소해 버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울산시의 사업 번복은 퇴적 오니 제거 방식을 둘러싸고 입찰 참가가 불가능해진 일부 업체들의 반발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업계 시비에 발이 묶여시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해야 할 의무를 망각했다는 강한 비판이 일고 있다.
25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02년 회야댐 퇴적 오니에 대한 수질검사용역을 실시했던 울산시는 퇴적 오니가 수질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인식, 같은 해 10월부터 3개월간 약 3억원의 예산을 들여 퇴적 오니 제거를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당시 울산시는 시범사업을 통해 약1만4.800여톤의 퇴적 오니를 제거하고 이 가운데 약 3.000여톤은 해양투기로 처리했다.
울산시는 이어 지난해 5월말 퇴적 오니 제거 본 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시의회를 거쳐 약 64억원의 예산을 확보, 2년 6개월간에 걸쳐 회야댐내 퇴적 오니 중 우선적으로 약 31만톤을 제거하고 이 가운데 약 24만톤은 해양투기로 처리한다는 입찰 공고를 실시했다.
울산시는 그러나 입찰공고 뒤 해양투기업 허가가 없는 ‘일반 준설업’ 관 련 업체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나서자 입찰공고를 낸지 1주일여만에 돌연 입찰공고를 취소하고 지난해말 관련 예산 전액을 반납한 것으 로 드러났다.
특히 울산시는 당초 시범사업을 벌이면서 퇴적 오니 제거 때 상수원의 2차 오염을 막기위해 ‘오니를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하고 오염이 심한 오니는 해양투기로 처리토록 하는 등 사업 방식을 확정해놓고도 ‘일반 준설’ 업체들이 반발하자 뒤늦게 사업 방식을 둘러싸고 갈팡질팡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들은 “울산시가 업체들의 반발에 발이 묶여 소신대로 일을 처리하지못하고 사업을 취소한 것은 맑은 물 공급의지가 실종된 명백한 직무유기” 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 관계자는 “사업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사업 우선순위에 따라 해당 사업을 보류한 것일 뿐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 울산=곽경호기자kkh1108@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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