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핸드폰 국내 진출의 장애물로 지적됐던 위피가 폐지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키아, HTC 등 해외 휴대폰 업체들이 잇달아 국내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는 지난달 6일 KTF를 통해 '노키아6210s'를 내놓으며 6년 만에 한국에 재상륙했다. 하지만 한달이 넘은 현재 2,500대가 팔리는데 그치고 있다.
외국산 휴대폰 공급에 가장 적극적인 SK텔레콤도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외에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법인 대상의 스마트폰 위주로 외산폰을 넣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수천대에 불과한 가입자수는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법인용으로 지난 3월16일 나온 HTC 터치 다이아몬드는 약 1,000대, 지난해 12월에 나온 림사의 블랙베리는 2,000대 밖에 가입자를 찾지 못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 나온 HTC 터치 듀얼폰은 2만7,000대가 팔렸지만 당초 예상보다 적은 수치라는 내부 평가다.
다만 SK텔레콤은 지난 3월25일 출시한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가 현지화된 사양을 토대로 두달 남짓 만에 1만2,000대가 나가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4월에는 한때 T옴니아와 비슷한 일평균 300~400대의 판매를 보였다"며 "지금은 일평균 200여대 수준이지만 다른 스마트폰에 비하면 좋은 성적"이라고 말했다.
엑스페리아가 선전하는 것은 소니코리아의 애프터서비스망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휴대폰 사양을 현지화한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엑스페리아 판매 호조에 고무된 SK텔레콤은 외산 단말기를 올해 3~4종 더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산 핸드폰을 견제해 가격협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단말기 다양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난해 적극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도입을 추진했던 KTF는 최근 노키아폰의 부진 속에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에서 10%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외국업체가 있다면 그 자체로 놀라운 일일 것"이라며 "한국에서의 고객서비스 인프라가 부족하고 가격이 비싼 편이며 모델 선택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