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선진국 가는 길' 소비회복에 달려

잠재성장률 높이기 위해 수출증대는 큰 효과 없어<br>서비스업 진입장벽 완화 주택가격 안정 서둘러야


'선진국 가는 길' 소비회복에 달려 잠재성장률 높이기 위해 수출증대는 큰 효과 없어서비스업 진입장벽 완화 주택가격 안정 서둘러야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관련기사 • 한국경제 '중진국 함정'에 빠지나 “수출이 5년째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일 정도의 호황을 누리면 경제성장률이 7~8%는 나와야 한다. 성장률이 평균 4%대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는 한국 경제의 절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한 경제전문가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나마 4%대라는 성장률도 대외여건의 호조 덕분에 수출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기 때문이며 내수 부문은 극히 취약한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평균 14%. 한국의 대외의존도는 2000년 78.5%에서 지난해 85.3%까지 오른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수출의 추가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최근 불거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리스크로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은 빠르게 꺾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재화와 서비스 수출이 차지한 비중이 지난해 57.8%에 달했다. 선진국들이 1인당 소득 2만달러를 돌파한 당시의 수출 비중인 15.4%를 크게 웃돈 반면 내수 비중은 선진국보다 10%포인트나 떨어졌다. 수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해외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국내 경제 성장속도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잠재성장률 하락은 총수요 가운데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문 부진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며 “저성장의 고리를 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수출 촉진이 아니라 부진한 소비 회복 방안”이라고 말했다. 4%대인 성장률이 앞으로 2%포인트 더 올라갈지 여부는 내수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외환위기 이후 평균 2.6%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온 민간 소비를 앞으로 10년간 6%로 끌어올리거나 설비투자를 7.2%씩 늘린다면 국내 잠재성장률이 6%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정부도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서비스업 규제완화를 외치고 있지만 민간의 기대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세계은행이 2006년을 기준으로 175개국의 서비스업 사업환경과 시장진입 현황을 평가한 결과 시장진입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 116위를 기록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구기구(OECD) 회원국 29곳 중에서는 28위로 시장진입 장벽이 두 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국내 서비스시장 규제 수준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OECD가 각 회원국 정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한 지표에 따르면 서비스업 진입장벽은 OECD 평균 정도였다. 객관적인 지표로는 OECD 최고 수준인데도 정부가 평균치는 된다고 생각하다 보니 실제 규제완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또 소비촉진 방안으로는 조세나 준조세 부담 경감, 주택가격 안정, 일자리 창출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산분리 완화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경제의 순환 경색을 뚫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완화와 자금순환 촉진”이라고 강조했다. 투자를 꺼리는 기업의 현금이 실물로 흘러가고 자본시장의 돈이 제대로 순환되기 위해서는 수도권 규제 등을 없애고 자금흐름의 왜곡을 일으키는 금산분리를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8/27 16:28

관련기사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