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치 DIY族 “우린 걱정없어요”

청정친환경 배추·무등 주말농장서 길러 담가<br>中 김치파동‘남의 일’

수도권 인근의 한 주말농장에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상추 등 채소를 심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우리는 김치 걱정 안해요.” 주말농장이나 집 근처 공터 등에서 직접 배추와 무 등을 길러 먹는 ‘김치 DIY족’이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최근 잇달아 터진 ‘김치파동’으로 인해 배추와 무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오르고 믿고 살 수 있는 김치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지만 이들은 ‘청정 친환경 배추’로 저렴한 비용으로 김장을 담글 수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직접 채소류를 재배해 먹을 수 있는 주말농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농협에 따르면 최근 잇따른 ‘김치파동’으로 주말농장 분양시기가 아닌데도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 또한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배추와 무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주말농장에서는 대부분 가족이나 친척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양만 재배할 뿐 판매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김장용 채소 값이 비싸지면서 일부 농장에서 배추나 무를 훔쳐가는 일이 가끔 발생해 작은 싸움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심재건 농협 농도교류팀장은 “지난 8월 중순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주말농장에서 김장배추와 무를 심었고 오는 11월 초부터 수확이 시작된다”며 “최근 김장용 채소 값이 급등하면서 주말농장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운영자들이 배추와 무를 애지중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주5일 근무제 실시와 함께 ‘웰빙’을 중시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주말농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내년 3월 초에 주말농장 분양이 시작되는데 1시간 내외 거리에 있는 인기 농장을 분양받으려면 발 빠르게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농협 조합원들이 운영하는 주말농장은 총 526개. 배추나 무ㆍ상추 등 채소류를 기르는 텃밭형이 360곳 총 48만평으로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3~5평 크기로 분양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총 4만8,000명 가량이 주말농장에 참여하고 있다. 민간업체나 개인이 운영하는 주말농장이나 텃밭을 포함하면 주말농장 규모와 참가자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4년 전부터 경기도 일산의 주말농장을 가꾸고 있는 김병곤(60)씨는 “주말마다 채소를 가꾸느라 힘은 들었지만 농약 한번 치지 않은 깨끗한 배추를 온 가족에게 먹일 수 있어 마음이 놓이고 보람도 느낀다”며 “요즘 배추 값이 금값이라는데 올해 우리 농장은 풍작이어서 우리 가족의 올 겨울 김장도 푸짐하게 담고 친척들에게도 나눠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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