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터넷 음란물 유포사범 성범죄자 수준 처벌해야"

정통부 근절 대책도 업체들 형식적 조치에 失效<br>"음란물 제거 못하는 현실 염두에둔 성교육 필요"<br>클릭 몇번으로 다운 받을 수 있는 상황도 개선돼야


‘당신이 무심코 올린 음란물이 아이들을 멍들게 합니다.’ 1일 경찰과 학교폭력 및 성폭력 예방과 치유를 위한 대구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대구 초등학생 집단 성폭력 사건의 가해아동 중 상당수가 평소 인터넷과 케이블TV에서 본 성행위 장면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 음란물을 올리는 행위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옛 국가청소년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 중 10% 정도가 초등학생 때 음란물을 처음 접했다. 실제 개인 간 파일공유(P2P)나 웹하드는 물론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도 음란물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3월 포털 야후와 다음에 수 시간 동안 음란물이 노출됐으며 범인은 중학생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그저 장난 삼아 올린 것인데 파장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게 이 중학생의 솔직한 고백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사이트도 음란물로 골치를 썩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UCC 사이트 풀빵닷컴에 고등학생들이 놀이터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위를 한 장면을 담은 ‘놀이터막장커플’이라는 사진 10장이 올라오기도 했으며 세계적인 UCC사이트 유튜브도 국내 진출 초기부터 음란물 시비에 휘말렸다. 인터넷 웹하드나 P2P 사이트에서도 정식으로 등급판정을 받은 성인물은 물론 국내에서 유통이 불가능한 포르노 영상까지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일부 업체들은 성인인증 과정을 두고 있지만 요식행위에 그치는 실정이다. 게다가 금칙어 설정과 같은 필터링도 주간에만 이뤄지고 심야에는 풀어버리는 등 변칙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옛 정보통신부에서는 야후와 다음의 음란물 노출사태 이후 인터넷 음란물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실효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 돈을 노린 대다수 업체가 형식적인 조치만 취하고 있으며 영세한 UCC 업체들은 올라오는 음란물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만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티비N이 등장한 뒤 케이블TV의 선정성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여기에 지상파 방송사까지 뛰어들면서 TV조차 안심하고 시청할 매체가 못 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음란물에 접근하지만 어느새 왜곡된 성의식이 자리잡게 된다”면서 “현실적으로 음란물을 제거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둔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린이 성교육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 정도를 가르치는 데 그쳐 어린이에게는 ‘뻔한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 게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도 “음란물 유포사범은 청소년 성범죄자와 동일한 수준에서 처벌하고 이를 방조한 P2P, 웹하드 업체들에도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업체들이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클릭 몇 번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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